[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삼성전자의 강력한 대응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경제도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삼성전자는 올해도 20조원이 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하며 강한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져도 다양한 경우의 수를 따지는 한편, 강력한 대응으로 위기를 넘기던 사례의 재현이다.

코로나19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는 안정세에 접어들었으나, 경제 후폭풍은 이제 시작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및 LG전자, 현대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기간산업 회사들이 1분기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으나 문제는 2분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1분기며, 그 여파는 2분기에 선명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1분기 매출 177억7400만달러, 순이익 49억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일 활동 가입자수(DAU) 17억3000만명, 월 활동 가입자수(MAU)는 26억명을 기록한 페이스북도 이레적으로 2분기 실적 전망을 하지 않았다.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벌써 경고등은 들어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며 4월 수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4.3% 급감한 369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으며 4월 수출이 24.3% 떨어진 것은 2009년 5월 29.4%가 떨어진 후 최대 감소폭이라 설명했다. 무역수지는 99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수출 중소 중견기업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3일 발표한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대한 코로나-19의 영향 분석 및 지원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수출 중소 중견기업의 60%가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을 체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에 저유가 쇼크까지 겹치며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0%대 상승세를 기록,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로 4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4.95에 그쳐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쇼크가 현실화되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공포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섬뜩한 경고도 나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대다수 전문가들은 2분기를 저점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충격은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저유가 충격과 신흥국리스크, 글로벌 리쇼어링 현상으로 글로벌 경제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질 경우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설상가상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책임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서로를 향한 비판에 나서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올해 1월 간신히 휴전된 무역전쟁이 재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삼성 "물러서지 않는다"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의 대응에 시선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당초 삼성전자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후폭풍에 대비하기 위해 몸을 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으나, 삼성전자의 선택은 정반대로 확인됐다.

당장 연구개발비를 1분기에만 5조원 넘게 투입할 방침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올해 연구개발비는 20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엄혹한 경영환경에서 삼성전자는 오히려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셈이다.

그렇다고 무차별적이고 기계적인 공격만 감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갤럭시 스마트폰의 경우 자체 생태계 강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는 정해진 로드맵에 따른 계획적인 투자 및 설비 증강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생활가전 부문도 올림픽 연기에 따른 마케팅 어려움을 극복하고 코로나19의 유연한 대응을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세밀하게 타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