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IMM인베스트먼트가 사모펀드(PEF) 중 처음으로 공정위의 규제를 받는 기업집단이 되어 눈길을 끈다. 나아가 IT 기업 중심으로 대기업 순위가 재편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정위의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결과를 보면, 대기업 집단은 64개로 전년 5월 15일(59개) 대비 5개 증가했다. HMM, 장금상선, IMM인베스트먼트, KG, 삼양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HMM은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운용리스 관련 자산 증가, 장금상선은 흥아해운 컨테이너사업부 인수, 신규 선박투자의 영향을 받았다.

▲ 출처=갈무리

IMM인베스트먼트는 PEF 및 SPC 등 12개사의 계열편입에 따른 자산 증가, KG는 KG동부제철의 계열편입에 따른 자산 증가, 삼양은 계열회사 사채발행 및 당기순이익 증가로 인한 자산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IMM인베스트먼트가 대기업 집단에 이름을 올린 점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PEF는 다수의 경영인이 운영하기 때문에 총수 지정에 따른 동일인 지정이 어려워 공정위의 대기업 집단에 지정되지 못했으나, IMM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지성배 대표가 최상단 회사인 유한회사 IMM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어 올해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됐다는 설명이다.

그 연장선에서 최근 인수합병이 탄력을 받으며 몸집을 불렸고, 이에 공정위가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자산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집단은 삼성, 현대자동차, 에스케이, 엘지, 롯데, 한화, 지에스, 현대중공업, 신세계, 씨제이, 한진, 두산, 엘에스, 부영, 대림, 미래에셋, 금호아시아나, 현대백화점, 카카오, 한국투자금융, 교보생명보험, 효성, 하림, 영풍, 에이치디씨, 케이씨씨, 코오롱으로 확인됐다. 총수가 없는 집단은 포스코, 농협, 케이티, 에쓰-오일, 대우조선해양, 케이티앤지, 대우건설이다.

대기업 집단의 계열회사 숫자는 전년 대비 181개 증가했고 카카오가 26개로 가장 많았다. 카카오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스마트모빌리티 등 사업 투자로 신규 계열편입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농협도 14개 늘었다. 계열 증권사의 지분투자에 따른 신규 계열편입 증가가 있었기 때문으로 확인된다.

대기업 순위 변동도 눈길을 끈다. 현대중공업이 전년 대비 9위서 10위로 올라선 가운데 20위권 밖에서는 변동이 잦았다. 특히 IT 기업인 카카오가 전년 32위에서 올해 23위로 뛰었고 네이버도 전년 45위에서 올해 41위로 올랐다. 넥슨도 47위에서 42위, 넷마블도 57위에서 47위로 퀀텀점프했다.

공정위는 “올해 지정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경영실적은 전년 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업집단 간 격차는 완화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기업 집단 매출액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1422조원→ 1401조6000억원)하였으며, 당기순이익은 48.1% 감소(92조5000억원→48조원)하여 전반적인 경영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공정위는 이어 “올해부터는 3년 주기로 발표하던 금융·보험사 의결권 행사현황을 매년 분석하여 발표할 예정이며, 정보공개 대상 확대·분석기법 고도화 등을 통해 보다 양질의 정보를 시장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