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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공수표 그칠 판…'렘데시비르' 임상 촉각개발 및 수익 실현 어려워…일찌감치 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손 뗄지도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치료제 개발에서 손을 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자체가 쉽지 않고, 설사 개발에 성공해도 확산세가 사그라지면 수익 실현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길리어드, 애브비, 존슨앤존슨 등 굴지의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면서 개발 격차를 더욱 벌려놓은 상태다. 이 중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초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면서 후속 주자들의 개발 의지마저 뒤흔들고 있다. 이대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 시장을 선점할 경우 후속 주자들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출처=질병관리본부

'산 넘어 산' 쉽지 않은 치료제 개발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에 접어들면서 치료제에 대한 사회적 기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변이와 내성 등의 문제로 치료제 개발이 결코 녹록지 않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는 RNA(리보핵산) 기반 바이러스다. RNA 바이러스는 자가복제가 완벽하게 되지 않아 변이가 많이 생기고 변종될 경우 치료제나 백신이 듣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같은 바이러스의 특성으로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변이뿐만 아니라 내성 문제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8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된다 해도 전 세계적으로 대량 사용될 경우 언젠가는 약제 내성이 등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약제 내성이 생기면 힘들게 개발한 치료제가 쓸모없게 될 수도 있다. 사실상 치료제를 통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근절은 쉽지 않아 보인다.

▲ 2009년 신종플루 당시 사용됐던 로슈의 타미플루 매출. 출처=한국투자증권

'타미플루'처럼 반짝 효과?

흔히 감염질환 치료제는 낮은 수익성으로 제약사들이 개발을 꺼린다는 지적을 받는다.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도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처럼 반짝 특수를 누리다 침체기에 들어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애초 타미플루는 1999년 독감 치료용으로 시판됐으나 신종플루에도 특효를 나타내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최근 에볼라, 말라리아 등 기존 약물에서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찾는 약물재창출 방식의 원조격이다.

2009년 타미플루의 인기로 개발사 길리어드는 단숨에 초대형 제약사로 발돋움했다. 또 길리어드로부터 판권을 사들였던 로슈는 3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돈방석에 앉았다.

하지만 타미플루 효과는 딱 1년에 그쳤다. 신종플루가 잠잠해진 이듬해 로슈의 타미플루 매출은 약 8억4천만달러로 급감했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치료제를 개발해도 바이러스가 종식되면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후진국에서 많이 발병하는 감염질환의 경우 불리한 약가 적용으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윤 추구가 최우선 목적인 기업 입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 코로나19에 감염시킨 세포주 모델에서 렘데시비르가 가장 뛰어난 효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남. 출처=네이처

'렘데시비르' 긍정 결과에 촉각

치료제 개발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로부터 인류의 생명을 구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승자독식의 철저한 시장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처음으로 치료제를 개발한 업체에 가장 많은 수혜가 돌아가는 만큼 차순위 개발업체들은 닭 쫓던 개 신세를 면치 못하기 십상이다.

현재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초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보이면서 첫 번째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렘데시비르로 치료할 경우 회복 속도가 31% 빨라진다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NIAID는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들은 렘데시비르를 복용한 이후 회복까지 평균 11일이 걸렸다. 대조군인 위약을 복용한 환자들은 평균 15일 이후 회복됐다. 렘데시비르를 복용했을 때 회복 기간이 4일가량 빠른 셈이다.

다만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NIAID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를 복용한 환자 집단의 사망률을 8%, 위약을 복용한 환자 집단의 사망률은 11.6%로 나타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NIAID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렘데시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사용승인이 내려지면 공식 승인이 나기 전에 의사들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있다.

최지웅 기자  |  jway0910@econovill.com  |  승인 2020.04.30  2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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