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트라우마-자라지 않는 아이, 30×63×28㎝ 브론즈, 2018 (오른쪽)내가 나를 본다-모름, 45×30×49㎝ 브론즈 철, 2018

마흔을 훌쩍 넘어 나를 보니 내 안에 어린아이가 있다. 나이를 먹어도 자라지 않은 아이는 여전히 웅크리고 앉아 고집을 부린다. 그런 아이를 보니 몹시도 마음이 측은하다. 내가 그 아이를 꼭 안아주면 그만 버티고 일어서 자라나 지금의 나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흰머리가 솟아나는데 내가 누구냐고 묻게 된다. 처음으로 모르는 내가 있었음을 인정하게 된다. 트라우마-내 속에 자라지 않은 아이를 찾아 모르는 쪽에서 나를 바라본다.

▲ 경계 없는 틀_선택, 45.5×30.5×55㎝ 브론즈 철, 2018

안다는 것이 자랑이고 자신감의 근원이라 잘 몰라도 아는 체 하고 근사하게 포장한다. 모자란 행동은 실수이지 실력은 아니며 자기는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변명한다.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이 ‘나’라면, 안다는 것-생각하는 것은 나를 가두는 감옥이기도하다.

▲ shall we dance, 13×8×31㎝ 브론즈, 2018

행동을 보지 못하면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딜레마가 된다. 생각으로는 안 하려 했지만 이미 행동으로 저질러 버린 적이 많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도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먹고 있는 나는 모순이다. 감정과 생각 속에 머무르고, 후회하면서 괴롭다고 한다.

모르는 것을 선택하고 자신과 만나가다 보면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와 만나지 않을까? 그래서 작업은 사고를 열고 경계 없는 자유로 향하는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글=김경원 작가(SCULPTOR KIM GYUNG WON, ARTIST KIM GYUNG WON), 마니프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