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를 대표하는 전자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2분기는 물론 하반기까지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물론 두 기업 모두 기초체력이 튼튼하기 때문에 파괴적인 후폭풍에 휘말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삼성전자는 2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55조3300억원,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CE 비수기와 일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7.6% 하락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서버와 PC용 부품 수요 증가 등으로 5.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7000억원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00억원 증가하는 호실적이다.

반도체가 여전히 건재했다. 1분기 17조6400억원, 영업이익 3조9900억원을 기록하며 탄탄한 입지를 증명했다. 코로나19와 계절적 비수기 요인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증가로 서버와 PC 중심의 수요가 견조하고 모바일 수요가 지속돼 이익이 소폭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시장 분위기는 2분기까지 다소 고무적이다. 모바일 수요 둔화 리스크는 있으나 서버와 PC에 대한 수요가 발생되며 견조한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는 1분기 매출 6조5900억원, 영업적자 2900억원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패널 판매 감소로 인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IM부문은 매출 26조원, 영업이익 2조5600억원을 거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으나 프리미엄 라인업과 중저가 라인업이 골고루 힘을 받으며 이익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네트워크 사업도 국내외 5G 상용화 확대에 따라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CE부문은 매출 10조3000억원, 영업이익 4500억원을 거뒀다. 계절적 비수기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분기와 전년도 대비 실적이 감소했으나,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출처=이코노믹리뷰DB

LG전자, 선방했다

LG전자도 2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매출 14조7278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1.3%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1.1% 증가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는 매출 5조4180억원, 영업이익 75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다소 떨어졌으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효율성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다. 국내시장에서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의 판매 호조가 이어졌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 매출이 줄며 전년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분기 매출은 5조원을 넘었다.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는 매출 2조9707억원, 영업이익 32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4.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31.7% 증가했다. 프리미엄 제품의 견조한 판매, 원가절감과 같은 비용효율화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은 11.0%를 기록했다.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는 매출 9986억원, 영업적자 2378억원을 기록했다. 생산지 효율화, 마케팅 감소 등으로 비용은 줄었지만 스마트폰 매출 자체가 감소하면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는 매출 1조3193억원, 영업적자 968억원을 기록했고 BS(Business Solutions)사업본부는 매출 1조7091억원, 영업이익 2122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에도 웃을 수 없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을 두고 업계에서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는 서버와 PC 중심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으며 시스템 반도체도 주요 고객사 모바일용 부품 공급 확대로 역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으나, LCD 탈피 및 강력한 투자 전략으로 위기를 넘을 수 있다는 평가다. IM부문은 스마트폰 판매량 자체가 떨어지며 휘청였으나, 마케팅 비용 절감 및 라인업 다변화 등으로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CE부문도 계절적 비수기를 고려하면 1분기 실적 자체가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2분기다. 코로나19로 다양한 각도의 충격파가 번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장 모바일 수요 둔화 리스크를 피할 수 없으며 세트 사업의 경우 수요 위축 및 매장 폐쇄, 공장 가동 중단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하반기는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1분기 높은 성과를 냈으나 당장 2분기부터 코로나19에 따른 후폭풍이 본격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만약 사태가 장기화되면 하반기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