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이코노믹리뷰 박민규 기자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셧다운' 됐던 글로벌 생산기지들이 속속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극심한 지역인 미국과 유럽에 있는 공장의 가동을 멈춰야 했던 자동차 업체들이 긴 동면에서 깨어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너럴모터스(GM)·포드·피아트 크라이슬러(FCA) 등 미국 주요 자동차 '빅3' 업체들의 공장 재가동이 다음달 18일부터로 잠정 결정됐다고 28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미국 내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이 업체들의 공장에서도 확진자가 나타났고 사회 전반에 폐쇄 조치가 시행되면서, 지난 3월 중순을 기점으로 공장 폐쇄가 잇따랐다.

지난 주 자동차 업체들이 북미 공장 재가동 시점을 5월 초순으로 밝히자, 미국자동차노조(UAE)는 근로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을 지적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 자동차 업체들은 오는 5월18일 미시간주 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공장 재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자동차 업체 도요타와 혼다는 이들보다 앞선 내달 4일과 11일 각각 북미 공장 문을 열 계획이다. 

현대·기아자동차도 한 발 앞서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다음달 4일부터 미국 외에도 인도와 멕시코 등에 있는 공장을 재가동한다.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산기지는 5월 말까지 휴무를 연장한 브라질 공장을 제외하고 모두 문을 열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중국 외 대부분의 해외 공장을 폐쇄한 바 있으나, 이 달 중순부터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둔화된 동유럽 체코와 슬로바키아, 터키 등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생산 재개에 들어갔다.

유럽에서는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폴크스바겐이 지난 27일부터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문을 열었다. 폐쇄한 지 6주 만이다. 해당 자동차 생산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약 6만3000명의 직원들이 하루 3500대에 달하는 자동차를 생산한다. 

폴크스바겐 공장의 운영이 정상화되면서 부품을 공급하는 2600여개 협력사들도 한시름 놓는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공장 셧다운으로 비자발적 휴직에 돌입한 약 2만명의 근로자 가운데 8000명이 먼저 복귀한다. 

BMW는 내달 4일 영국, 11일부터 독일 공장의 재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독일 공장도 증산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보의 스웨덴 공장은 이번 주부터 출고를 시작한다. 하칸 사무엘손 볼보차 CEO는 "코로나19 백신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오래 걸릴 텐데, 유럽 경제는 멈춰설 위기"라면서 "안전한 방법으로 생산을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항공기 제조 업체 보잉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장을 폐쇄 한 달 만인 다음달 3일부터 재가동한다고 밝혔다. 보잉의 경우 이미 지난 23일 시애틀 공장을 일부 컨베이어벨트를 돌린 데 이어 주요 생산기지들로 재가동을 확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