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경제활동 재개‧코로나19 치료제 기대감

국제유가 하락‧기업 실적 악화는 여전히 부담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 유가 급락에도 미국 등 각국의 경제 재개 기대로 상승했다.

27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8.51포인트(1.51%) 상승한 24,133.7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1.74포인트(1.47%) 오른 2,878.4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95.64포인트(1.11%) 상승한 8,730.16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경제가 점진적으로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조지아와 텍사스 등 미국의 일부 주들이 부분적인 경제 재개를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뉴욕주에서도 경제 재개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전일 오는 5월 15일 비필수 업종 폐쇄 명령이 만료된 후 경제 활동이 재개되기 시작한다면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건설업과 제조업 일부 일자리를 먼저 재개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다만 이날 브리핑에서 주 내에서도 지역별로 재개 시점이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주요국 중앙은행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주가 상승을 거들었다. 일본은행(BOJ)은 당분간 상한 없이 국채를 매입하고 사채와 기업어음(CP) 매입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또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도 예정돼 있다. ECB가 양적완화 규모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도 유지되고 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이달 말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렘데시비르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는 가운데 미국 일부 병원에서 치료에 효과가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던 만큼, 임상 결과에 대한 시장 기대는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경제 재개 이후 코로나19가 다시 거세질 위험에 대한 불안감도 상존한다. WHO(세계보건기구)도 이런 흐름에 경고하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GM이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중단을 발표하는 등 기업들의 경영 악화에 대한 부담도 여전하다. 이날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3.61% 오르며 장을 이끌었다. 산업주도 2.52%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댈러스 연은에 따르면 4월 기업활동지수는 마이너스(-) 73.7로, 전월 -70에서 추가로 하락했다.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제 유가가 재차 큰 폭 하락한 점도 증시 상승 폭을 제한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16달러(24.6%) 떨어진 12.78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1.88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1.40달러(6.53%) 하락한 20.04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2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유가는 지난주 후반 반등에 성공했지만, 수요 급감과 원유 저장시설 고갈로 언제든 다시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CNBC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원유 수요 교란이 계속되면서 전 세계 저장 공간이 곧 꽉 차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다음 달부터 산유국들의 하루 970만 배럴 감산 합의가 시행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감소폭에는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2천만~3천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유재고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향후 몇달 내 글로벌 원유저장 탱크가 가득 차는 `탱크톱`(tank top)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국제금값은 이날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국제 금값은 온스당 1723.00 달러로 0.73%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