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뱅크가 27일 대고객 서비스 시작 이후 처음으로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 전면 개편에 돌입하는 한편, 제휴 신용카드 출시 소식을 알렸다. IPO 일정에 대한 대략적인 일정을 공개하면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연결, 나아가 범 카카오 제국의 연결성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도 눈길을 끈다.

▲ 출처=카카오

“표준될 것”

카카오TV 등 사회관계망서비스 채널을 통해 열린 카카오뱅크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성과와 미래를 공유했다.

윤 대표는 “2019년 7월 기준 계좌 개설 고객이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올해 3월말 고객수는 1200만명”이라면서 “지금도 하루 1만명, 매월 20만명에서 30만명이 계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고객 순증은 지난 분기 대비 25% 늘었으며 월간 사용자(MAU)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를 통한 이체 건수는 4억9000만건, 이체 금액은 134조원으로 2018년 대비 90% 이상 증가했으며 체크카드 결제금액은 80%, 외화송금 건수도 70%나 늘었다”면서 “지난해 계좌 보유 고객이 56% 증가할 때 고객들의 활동 증가율은 최대 90%”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어 “순이익 규모는 대형 은행에 비하면 낮지만 자산규모는 22조7000억원”이라면서 “카카오뱅크는 더 크게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2.0 시대를 맞아 1.0 버전의 사용성은 유지하면서 고객들의 앱 사용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편리성을 더 강화하여 새로운 사용 경험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홈화면에 계좌 편집 기능을 통해 고객은 보고 싶은 계좌만 노출할 수 있고, 통장 잔고를 숨길 수 있는 ‘금액 숨기기’ 기능 등 화면 편집 기능이 추가됐다. 사용빈도가 높았던 ‘내계좌(자산현황)’은 홈 화면의 좌측 상단으로 재배치했고 올해 상반기말 출시할 오픈뱅킹 서비스도 내계좌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UX(User Experience) 강화도 눈길을 끈다. 스마트폰을 쥐고 엄지손가락이 닿는 범위(엄지영역, Thumb zone) 내 메뉴 탭을 두는 한편 알림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신선영 카카오뱅크 서비스팀 홈개편 TF장은 “카카오뱅크 1,000만 고객의 앱 사용 흐름과 패턴이 담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체와 조회 등의 기능을 강화하고, 이용이 저조한 부분은 개편하거나 축소하는 등 더 빠르고 심플하며, 더 편리한 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언 신용카드 나온다

주식계좌개설 신청 서비스와 연계대출 서비스의 안착을 통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씨티카드와 협업해 각각 다른 혜택을 담은 각 사별 1종, 총 4종의 제휴 신용카드를 공개했다. 신용카드 고객 모집은 카카오뱅크가 담당하며, 발급 심사 및 관리는 각 카드사들이 맡는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계좌 정보를 활용해 신청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으며 라이언을 전면에 걸었다. 카드 디자인은 카드사별 특색이 반영됐으며 카드 배송 봉투에는 카드 디자인 콘셉트에 맞춘 스티커를 동봉해 고객 취향에 따른 카드 재디자인도 가능하다. 우일식 카카오뱅크 비즈니스팀 제휴 신용카드 TF장은 “신용카드사의 노하우와 카카오뱅크의 편리한 고객 경험을 결합하여 고객 맞춤형 신용카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 출처=카카오

페이와의 연결, 그리고 제국의 탄생

카카오뱅크의 변신을 두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와의 연결성이 강화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은행의 기능과 간편결제의 기능을 가깝게 위치시켜 시너지를 강화하는 한편 그 연장선에서 범 카카오 금융 인프라의 응축력을 끌어내려는 분위기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뱅크와 카카페이의 데이터 확보 및 분석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그 시너지를 전체 카카오 계열사에 확산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범 카카오 금융계열사의 집합이 아닌 전체 카카오 생활밀착형 서비스와의 연계로 이어져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카카오가 이미 가지고 있는 생활밀착형 서비스에 금융 인프라가 하나로 뭉쳐 세밀하게 영향을 미치고, 이를 상호간의 시너지로 끌어내 생태계 전체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의 이번 변신이 카카오뱅크만의 전략이 아닌, 전체 카카오 제국의 ‘신경망’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전면에는 ‘카뱅 퍼스트 전략’이 깔렸다. 카뱅 퍼스트 전략은 곧 금융활동의 모든 것을 카카오로 끌어온다는 전략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다양한 파생 서비스를 가진 카카오의 ‘관문’이 되어 줄 전망이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최고의 편의성과 경쟁력 있는 혜택을 제공하고, 고객들은 금융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카카오뱅크를 떠올리는 은행이 되어 가고 있다”면서 “카뱅 퍼스트는 카카오뱅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핵심 키워드이자, 카카오뱅크가 고객들에게 드리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이면에는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이 가동될 전망이다. 주식계좌개설 신청 서비스와 연계대출 등 다양한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을 통해 카카오뱅크서 시작된 생태계의 가치를 지킨다는 각오다. 제휴 신용카드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에 있으며, 이후 다양한 파생 서비스의 등장도 빨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