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쏘카 VCNC 타다의 킬러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이 국회에 발목이 잡혀 좌초된 가운데,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플랫폼 택시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체제에 적응했던 카카오 모빌리티는 비약적으로 몸집을 불리는 한편 플랫폼 전반의 힘을 키우고 있고, 타다는 파생 서비스를 동원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KST모빌리티는 말 그대로 쾌속패달을 밟고 있다.

잠시 주춤했던 차차크리에이션도 기지개를 켜며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 출처=카카오

카카오 모빌리티 "내가 왕이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한 때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를 인수하며 이는 자사 모빌리티 플랫폼 전략의 보완재로 삼으려 했으나, 택시업계의 조직적인 반발에 부딪쳐 결국 카풀을 포기했다. 대신 국토교통부 중심의 플랫폼 택시 로드맵에 적극 동조하는 '준법운행'을 결정해 전방위적 충돌로 열정을 소진한 타다의 빈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다.

플랫폼 택시 측면에서는 택시면허를 900개 이상 모은 티제이파트너스의 플랫폼 택시 전략과, 가맹사업 중심으로 카카오 T블루 진영을 늘리고 있는 KM솔루션이 눈길을 끈다.

카카오T블루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KM솔루션은 9일 울산광역시, 광주광역시, 경기도 의정부시에서도 가맹택시 서비스 카카오 T블루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로써 카카오 T블루는 전국 10개 지역에서 운행된다.

신규 지역에서 진행되는 카카오 T 블루 시범서비스는 총 750여대 규모다. 울산광역시 400여대, 광주광역시 200여대,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150여대를 각각 운행되고 있으며, 서비스 기간 동안에는 별도의 서비스 이용료 없이 일반 중형택시와 동일한 요금을 적용한다. KM솔루션은 카카오 T블루 서비스 지역 확대를 위해 각 지역 택시운송가맹사업자와 손 잡았다. 택시운송가맹사업자인 DH모빌리티(울산광역시), GJT모빌리티(광주광역시), SNT솔루션(경기도 의정부시)은 KM솔루션의 지역본부로서 해당 지역의 서비스 운영을 담당한다는 설명이다.

무려 5000대가 넘는 택시들이 카카오T 블루의 우산으로 들어온 가운데 카카오 모빌리티는 KM솔루션을 통해 플랫폼 운용 능력도 키운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택시 외 내비게이션, 대리운전 및 주차장 등에서도 다양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특히 카카오 모빌리티와 WTC Seoul이 만나 코엑스 단지 주차장을 스마트하게 바꾸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출발 전 카카오 T 앱을 통해 도착 시점의 만차 예측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코엑스 주차장이 만차일 경우에는 인근 대체 주차장을 찾는 방안도 지원된다. 나아가 주차 요금 할인과 정산 역시 간편해진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는 LTE 기반 실내 내비게이션 기술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모빌리티 류긍선 대표는 “국내 대표 랜드마크인 코엑스 주차장과 카카오 T 주차의 운영 역량이 만나 스마트 모빌리티 거점 구축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었다”라고 말하고 “코엑스를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이 주차를 넘어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박재욱 대표가 타다 프리미엄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VCNC

적응하는 타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플랫폼 택시 체력을 키우는 한편 다양한 교통 인프라 전략을 더하며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가운데, 타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종료됐지만 타다 프리미엄에 집중하고 있다. 타다 베이직의 운행이 막힌 상태에서 고급택시인 타다 프리미엄에 집중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겠다는 전략이다. 14일 개인택시기사들을 대상으로 설명회까지 연 가운데 타다 프리미엄의 비전을 적극 알리고 있다.

국내 시장을 기준으로 고급택시만 집중할 경우 VCNC의 타다 프리미엄은 낮은 가격이 예상되기 때문에 준 고급택시로 봐야 한다. 물론 택시면허가 있어야 하고 3300cc 이상 차량을 사용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택시로 볼 수 있으나, 가격 경쟁력 차원에서는 준 프리미엄이라는 포지셔닝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타다는 타다 프리미엄에 3300cc 카니발 9인승 가솔린 모델을 투입, 타다 베이직의 성공에 따른 성과를 일부 타다 프리미엄에 주입하려는 행보도 보여주고 있다.

한편 타다는 타다 프리미엄은 물론 타다 골프 서비스도 시작했다. 원하는 시간 동안 차량 및 운전기사를 제공하는 타다 프라이빗에 새로 추가된 서비스다. 여기에 기존 타다 어시스턴트가 가동되는 방식으로, 타다는 법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플랫폼 전략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 출처=KST 모빌리티

KST 모빌리티, 질주
KST 모빌리티는 말 그대로 질주하고 있다.

KST 모빌리티는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50억원을 시작으로 다담인베스트먼트, 마그나인베스트먼트,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열림파트너스 등 다수의 투자사들로부터 재무투자(80억원), 지난 1월 NHN으로부터 50억원의 전략투자를 유치하며 총 180억원 규모로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브릿지투자와 네오플라이로부터의 시드 투자금(50억원), 시리즈 A를 더해 누적 26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두둑한 실탄을 바탕으로 KST 모빌리티는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종 플랫폼간 이동서비스를 연계하는 통합 이동서비스(MaaS) 로드맵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지난 3월에는 제주항공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하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전략을 수립하고, 4월 중으로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선보일 계획이다.

플랫폼 가맹사업 구역확대를 위한 사업계획변경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그 영토까지 크게 넓어지는 중이다.

▲ 출처=차차

차차, 시동
승차공유 플랫폼 차차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정식 발효까지 주어진 1년 6개월의 유예기간 동안 본격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각오다.

5월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는 타 플랫폼과 차별화된 요금과 차량을 공급하는 공항·골프·비즈니스·시간대절 예약 상품이며, 하반기에 공개할 서비스는 다양한 산업 영역의 플랫폼을 차차와 결합한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2017년 렌터카와 드라이버를 매칭해 제공하는 차차를 론칭한 차차크리에이션은 개정된 여객법의 취지와 정부의 모빌리티 혁신 플랫폼 사업에 강한 동참의 의지를 밝히고, 올 한 해 소비자 편의성과 공공성 강화에 방점을 둔 메뉴들을 순차적으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택시와 같은 이동 수단으로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부분들을 찾아내 보완하여 공략하고, 이후로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차차크리에이션의 김성준 명예대표는 “플랫폼끼리 연결되면 기존 택시가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영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 승차공유 플랫폼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여 공유경제 모델의 순기능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앞으로는 공유경제의 원조 토종 모델답게 사회적 메시지도 전달하는 한편 택시 업계와의 상생 모델인 가맹·중개형으로도 플랫폼을 확장하여 혁신 모빌리티 대표 기업으로 거듭 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