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6.4% 감소…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

▲ 출처=한국은행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1.4%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던 2008년 4분기 이후 최저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내수가 부진한 영향이다.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성장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1.5%까지 내려갔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GDP(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우리나라 GDP는 전기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2008년 4분기(-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1.3%로 이 역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분기(0.9%) 이후 최저다.

올해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려면 남은 2~4분기 각각 전기대비 0.03% 성장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이처럼 하락한 건 코로나19로 민간의 성장동력이 완전히 꺾였기 때문이다.

▲ 출처=한국은행

1분기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1.5%포인트(P)로 2009년 1분기(-1.9%P) 이후 가장 낮았다. 정부의 기여도는 0.2%P 였다. 지난해 4분기 정부지출로 성장률을 1.3%까지 끌어올리면서 마이너스(-)성장이 전망됐었지만,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발생으로 역성장 폭이 대폭 커졌다.

무엇보다 민간소비의 성장률이 -6.4%까지 주저앉았다. 외환위기 때였던 1998년 1분기(-13.8%) 이후 최저다. 소비심리의 위축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상적인 소비가 정지상태에 이르러 대면접촉이 많았던 도소매, 음식숙박, 운수, 오락문화 등에 타격이 집중됐다.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는 -3.1%로 1분기 성장률 하락에 가장 주된 요인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 성장세를 이끌었던 정부소비는 0.9%에 머물렸다. 역기저효과와 연초 재정집행이 미약한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1분기 수출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기대비 2.0% 감소하면서다. 반도체 수출은 다소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등의 수출이 감소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 1월부터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점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수입 또한 4.1% 역성장했다.

다만 코로나19가 미국·유럽 등으로 번진 건 3월부터로,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예상외로 크지 않았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7%P로 집계됐다.

투자 역시 코로나19 충격을 벗어나지 못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성장률이 각각 0.2%, 1.3%에 그쳤다. 둘 다 지난해 4분기(3.3%, 7.0%)보다 성장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는 0%포인트, 건설투자는 0.2%포인트를 기록했다.

GDP를 경제활동별로 살펴보면 내수 부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서비스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서비스업 성장률은 -2.0%로 1998년 1분기(-6.2%) 이후 가장 낮았다. 도소매·숙박음식(-12.6%), 문화및기타서비스(-6.2%), 의료보건(-5.2%) 등의 감소폭이 컸다.

제조업과 서비스업도 모두 감소로 전환됐다. 운송장비, 1차 금속제품 생산 등이 줄어 제조업이 작년 4분기 대비 1.8% 위축됐고, 서비스업은 도소매와 숙박음식업, 운수업 등을 중심으로 2.0% 감소했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2분기 성장률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내외 13개 기관의 2분기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3%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3.1%로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 기관 모두 2분기에도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 덮쳤던 2003년이 1분기(-0.7%)와 2분기(-0.2%)이 마지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