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21일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로 추락한 이후 이틀 연속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다. 수요가 장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원유 선물가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3.4%(8.86달러) 하락한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배럴당 20% 증가한 13.62달러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15달러 아래로 낮은 가격대를 유지 중이다. 6월물 브렌트유는 전일 24% 하락한 후 배럴당 19.37달러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급감한데다, 저장시설 부족으로 원유시장은 혼란을 겪고 있다. 여기에 21일에는 선물 만기까지 겹치면서 마이너스대로 가격이 폭락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AxiCorp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스티븐 이네스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압도적인 수요 감소로 글로벌 원유 시장이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원유 가격 하락은 코로나 19로 인한 가격 하락 보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간 증산 경쟁을 시작하면서 요동치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된 이후 두 나라는 단기적 원유 증산이 아닌 산유 능력을 증강해 생산량을 대폭 올리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원유 생산량을 둘러싼 신경전이 지속된 것은 다름아닌 미국의 셰일가스 업체 때문이었다. 미국 셰일가스 업체에 영향을 주고자 러시아는 저유가를 유지하려고 계획한 반면 사우디는 셰일가스 생산업자의 이익을 감안하면서 전체적인 시장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가까스로 이달 초 OPEC+가 감산합의를 진행했지만 국제 유가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가 폭락한 후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극심한 공급과잉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유가가 급락한 상황에서도 주요 산유국들은 점유유을 높이기 위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생산을 지속하고 있어 가격 하락을 부채를 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생산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원유생산을 저유가에도 확대하고 있다. 두 나라는 주요 거래처에 할인된 가격으로 납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원유를 실어나르는 탱커선이 저장고로 활용할 정도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반면 생산비가 비싼 멕시코 지역의 원유는 현재 파산하기 직전까지 이르렀다고 주요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셰일가스업계는 현재 줄도산 위기에 직면해 연방정부가 직접 자금 투입을 지원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자금 지원에도 원가 경쟁력이 낮아 장기간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제트오일부터 휘발유에 이르기까지 원유 수요 대부분이 크게 줄어든 반면 전세계 저장탱크가 급속히 채워지면서 탱커선 운임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이에 따라 이제 다시 6월물 WTI 가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나라에 비축유가 가득 채워진 상태인데, 여기에 재고방출이 어려워지면 가격이 또다시 곤두박질 칠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등 주요국들은 유가하락으로 전략적으로 비축유를 매입하고 있지만 제조기업과 항공, 해운업계들이 힘을 쓰지 못해 공급과잉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다음달부터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이 시행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선물 가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