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바이러스 확산을 피해 가정에 머무르는 이들로 인해 미국의 글로벌 OTT(온라인 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는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지난 1분기 자사의 실적 지표들을 추산해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매출은 지난 2019년 1분기보다 약 28% 늘어난 57억6769만달러(약 7조1219억원)으로 추산됐고 주당 순이익(EPS)은 1.57달러를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넷플릭스의 1분기 글로벌 유료 가입자 수였다. 당초 시장의 전망은 약 700만명 수준이었으나 실제 1분기 유료 신규 가입자 수는 예상치를 2배 이상 넘어서는 1577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이들이 다양한 OTT에 가입해 동영상 시청으로 여가시간을 보내는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련의 호재는 넷플릭스의 주가에도 반영됐다. 약 한 달 전인 3월 23일 360.27달러에 머물렀던 넷플릭스의 주가는 4월 21일(현지시간) 433.83달러까지 올라 약 20.4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 최근 1개월 넷플릭스의 주가 추이. 출처= 구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아직은 소강상태에 들어가지 않은 가운데 이와 같은 성장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의 투자 전문가들이 추산한 넷플릭스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23% 늘어난 60억4800만달러(약 7조4686억원) 수준이다. 다만 최근 달러화의 강세로 인해 넷플릭스의 수익성은 다소 떨어졌다. 달러의 가치가 올라 해외 법인의 현지에서 벌어들인 가입비 수익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넷플릭스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악재가 추후에 반영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의 가장 큰 경쟁력인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제작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3월 중순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촬영을 잠시 중단했다. 2월까지 촬영을 마친 작품들은 관계가 없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제작 지연이 장기화되면 넷플릭스에게도 악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Jr) 넷플릭스 CEO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우리가 입은 약간의 수혜는 어디까지나 비정상적인 상황이 전제된 일시적인 것”이라면서 “확산세가 진정되면 한동안 올라갔던 시청률과 성장세도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