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대화, 91×73㎝ Acrylic on canvas, 1984

사유(思惟)라 함은 어떠한 대상이나 개념에 대한 인간의 이성적인 사고 활동이다. 이석주는 사유할 수 있는 시지각 공간을 작품에 표현하였다. 전시의 시작에서 만나게 되는 근작들인 <사유적 공간>시리즈는 익숙한 이미지들의 비일상적인 배치를 통해 낯선 공간을 만든다.

이러한 배치는 익숙한 이미지들이 은유적 기능을 하게 하여, 보는 이들에게 그 속에 숨은 의미를 찾아 사유하게 한다. 이러한 기능은 익숙한 소재의 선택과 그 소재를 묘사한 극사실적 기법을 통해 작동한다. 더하여 이러한 특성들을 통하여 회화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또 다른 사유의 지점을 찾게 한다.

▲ 사유적 공간. 162.2×97㎝ Oil on canvas, 2007

이석주를 비롯하여 지석철, 주태석 등 한국 극사실회화작가의 활동은 1970년대 말경 시작되었다. 극사실적 기법을 사용하기에 1960~70년대 미국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의 아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한국 극사실 작가가 선택한 소재나 이미지를 제시하는 방식은 미국의 경우와 차별성을 가진다.

이석주(서양화가 이석주, 이석주 화백,ARTIST LEE SUK JU,이석주 작가,李石柱, 하이퍼 리얼리즘 이석주, Hyperrealism Lee Suk Ju,극사실회화 1세대 이석주)의 경우에도 최근작의 시계나 말, 명화 그리고 초기작의 인간군상, 벽 등의 소재와 그 소재를 표현하는 방식에서 서정적이고 은유적이다. 이는 미국 하이퍼리얼리즘이 차가운 소비사화를 나타낸 것과 구분된다.

△글=허나영 미술비평/월간미술, 2018년 6월호/5월15~8월12일 2018, 아라리오갤러리 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