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격리시키자 지구환경이 살아났다.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봉쇄령으로 히말라야 설산이 그 신비로운 자태를 드러내고 오염되어 악취를 풍기던 야무나 강은 언제 그랬냐는 듯 푸른 물줄기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반면 사람들의 경제는 풀썩 주저앉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자국의 2020년 1분기 GDP증가가 마이너스 6.8%라는 충격적인 발표를 하였다. 직전 분기는 6.0% 성장이었다. 이후 빠른 회복을 하더라도 2020년 GDP성장은 문화대혁명 이후 최저치인 1%대에 그칠 것이다. 어디 중국뿐일까!  일본도 이미 버블 직후로 돌아갔다고 한다.

팬데믹이 각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향후 회복에 대한 예측 시뮬레이션을 한 맥킨지(McKinsey)보고서가 최근 발간되었는데 너무 충격적인 내용이어서 설마 하는 의심조차 들게 한다. 지금 당장 팬데믹이 종료된다고 하여도 금년 이내에 경제회복은 어렵다는 전망이니 현실적으로는 최소 2021년 하반기 혹은 2022년에나 정상화를 기대해야 할 지경일지도 모른다.

인도 팬데믹은 아직 정점에 이르지도 않았다. 대내외 봉쇄령이 2차 시한인 5월 3일로 종료될 지 아니면 연장될 지도 모르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회복시기를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사실은 팬데믹 이후 인도 소비시장의 전반적인 구매력은 낮아질 것이란 점이다.

지난 20년 간 인도의 경제성장기에 소비계층이 형성되면서 구매력까지 상승하였다. 그러나 팬데믹 시대에 당면하여 인도의 소비계층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 지, 계층 기반 자체가 붕괴되어 과거로 돌아갈 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필자의 견해로는 소비계층 기반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비시장을 지탱하는 중심인 중산층의 구매력 크기가 낮아지는 것에 대한 고민은 당장 해야 한다.

인도 중산층의 허리를 지지하고 있는 IT-ITES산업의 경우 글로벌 고객의 대거 이탈에도 정리해고를 하지는 않고 있다. 인도 정부의 압력 때문이다. 하지만 30% 이상의 급여를 삭감하고 있다. 그만큼 구매력의 크기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소비력 수준의 변화에 직접 연결된 소비재 제조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제조기업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기존 극심한 경쟁시장에서 이미 낮출 수 있는 지경까지 인하하였기에 더 이상 가격으로 낮아진 소비력에 접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구매력이 낮아진 시장에의 적극적인 공략은 과거 인도 소비자형태에 대한 이해에서 해법을 찾아 볼 수 있다. 과도한 이상적 고급사양을 배제시킨 ‘보급형’ 제조와 제품 포장단위의 ‘소량화’이다.

한국 라면의 기본 중량은 한 개 120g이다. 그렇지만 인도의 기본 소비중량은 이보다 훨씬 적은 80g이다. 소비력이 왕성한 경우에는 120g 큰 포장도 각 용도로 적용하여 소비가 가능했지만 소비력이 축소된 상황에서는 120g 제품은 소비에 제한이 많다. 보급형 카테고리로 포장 단위의 소량화가 제시되어야 한다. 80g 소량 보급형 가격으로 전략선회를 택하지 않으면 인도의 소비시장 회복을 따라가는 마케팅에서 뒤처질 것이 분명하다. 라면을 예로 들었지만 이는 기타 소비재에서 더욱 시급한 전략선택이 아닐 수 없다.

펜데믹 이후 소비력이 낮아진 인도 소비시장에서의 마케팅 전략에 위기탈출을 위한 전략 수정이 시급하다. 그 중심에 보급형 사양과 포장의 소량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