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국내 홈퍼니싱(home+furnishing)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주요 가구 브랜드들이 도심형 매장을 늘려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19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가구공룡 이케아의 등장 이후 국내 홈 퍼니싱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2008년 7조원이던 시장 규모는 2016년 12조50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고, 오는 2023년에는 18조원이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추세는 신규분양이 줄어들면서 기존 주택에 대한 리모델링 수요가 늘었고, 1인 가구의 증가도 영향을 줬다. 대형 가구매장이 들어서면서 가구도 패션의류와 같이 구매할 수 있게 된 영향도 크다. 이에 주요 가구업체들은 도심점포, 백화점 입점 등 인구 밀집지역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

▲ 한샘디자인파크 아이파크몰점. 사진=한샘

한샘은 수년 전부터 가구 크기 및 구성원에 맞춘 '패키지' 가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가정 인테리어의 편의성은 물론 통일감 있고, 세련된 디자인을 모두 담아내려는 시도에서다.

한샘의 도심형 체험 매장은 '한샘디자인파크'다. 한샘이 판매하는 가구는 물론 생활용품, 잡화들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고양스타필드점, 논현점, 대구범어점, 목동점, 방배점, 부산센텀점, 분당점, 상봉점, 수원광교점, 용산아이파크몰점, 잠실점, 하남스타필드점 등 12개 점포가 운영중이다.

이 공간에 방문한 고객은 3D인테리어 설계 프로그램 '홈플래너'를 통해 집안을 가상으로 꾸며볼 수 있다. 고객의 집에 맞는 도면을 3D시뮬레이터로 구현하고, 침대, 책상, 책장 등 다양한 가구를 재배치하며 집을 꾸며볼 수 있다.

▲ 이케아가 오는 30일 현대백화점 천호점에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를 오픈한다. 사진=이케아

이달 말에는 이케아가 서울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천호에 신규매장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를 개관한다.

지난 2014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케아는 경기 광명점, 고양점, 기흥점 등 서울 외곽에 대규모 매장을 냈지만 도심 속 매장을 연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을 시작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고객이 편리하게 홈퍼니싱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케아의 첫 도심형 매장인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는 약 506㎡ 규모로 조성되며, 침실, 키즈룸을 포함한 총 5개의 홈퍼니싱 공간이 마련된다. 또한 홈퍼니싱 전문 지식을 보유한 컨설턴트가 상주하며, 집을 보다 효율적으로 꾸밀 수 있는 플랜을 제시하게 된다.

현대백화점그룹, 신세계그룹 등 유통기업 품에 안긴 ‘현대리바트’와 ‘까사미아’ 역시 도심 매장을 늘리는 중이다. 주로 백화점, 대형마트 등 모기업의 사업장에 매장을 조성해 그룹사들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에 나선다.

현대리바트는 대형매장 및 백화점 입점 매장에 ‘리바트 스타일샵’이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이 매장에는 패브릭, 테이블웨어, 리빙, 홈데코 등의 소품은 물론 가구, 주방용품 등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가구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올해 안에 수도권 및 광역 상권 주요 도심 지역에 500㎡ 규모 중소형 매장을 20여 개 신설할 예정이다.

▲ 까사미아가 이마트와 협업한 콜라보 가구. 사진=까사미아

까사미아는 백화점 입점 매장을 늘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 신세계센텀시티몰점(동부산), 스타필드시티 명지점(서부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주요 상권에 매장을 만들었다. 이외에도 연내 20여개 매장을 신설해 고객 맞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용인, 고양 등 제조사들이 밀집한 가구단지를 찾아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후 기업형 대형매장, 가성비 가구 출시가 이어지며 업계의 변화가 이뤄졌다"라며 "가구 시장이 확대되고, 제품들이 다양해지면서 '찾아가야만 하는 가구 매장'이 아닌 '생활 속 매장'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고, 이에 업체들도 대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규입주 혹은 신혼수요가 대부분이었던 가구시장은 '가성비 가구' '고급 가구' 시장으로 양극화되기 시작했고, 이에 가구 브랜드들도 자신들의 강점 찾기에 나서고 있다"라며 "소득수준, 주거 이용 스타일이 변하면서 업계도 서서히 변하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