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지난 한 주간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이 520만 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미국 경제가 ‘셧다운’ 한 지난 4주 동안 22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미국 노동인구 8명 중 1명꼴이다.

미 노동부는 4월 둘째 주(4월 5~11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를 524만5000건으로 집계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 전주(661만5000건)보다 137만 건 줄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망치 510만 건보다 많고, 블룸버그통신 전망치 550만 건보다 적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택 대기’ 명령을 내리면서 경제 활동이 멈춰 서기 시작한 지난달 16일 이후 4주 동안 2200만 명이 실직했다. 3월 셋째 주(3월 15~21일) 330만 명이 실직 수당을 신청했고, 넷째 주(3월 22~28일)에는 687만 명으로 폭증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만든 일자리가 모두 날아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코로나19 직전 미국 노동인구는 1억6460만 명으로 최고점에 달했다. 이를 기준으로 13%가 일자리를 잃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추세라면 4월 미국 실업률은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실업률은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월 3.5%로 반세기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3월에는 4.4%로 올랐다.

일자리뿐 아니라 코로나 경제 충격을 드러내는 다른 경제 지표들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15일 미 상무부는 3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8.7%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2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의류 판매가 전월의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고, 자동차나 가구, 전자제품, 식당이나 바(bar) 등에서의 소비도 두 자릿수 하락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급감하면서 경제학자들은 2분기 GDP가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 지표 역시 급격히 악화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발표한 3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5.4% 감소했다. 2차대전 직후인 1946년 1월 이후 7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산업생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6.3% 줄었다.

코로나 피해가 가장 극심한 뉴욕의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사상 최저치인 -78.2로 폭락했다. 금융 위기를 겪었던 2009년 2월의 종전 최저치 -34.3을 크게 밑돌았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베이지북(경기 동향 보고서)에서 “코로나로 경제가 급격히 위축됐다”며 “대부분의 지역이 앞으로 수개월 동안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