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씨티·BoA, 순익 40% 이상 급감

美 소비-생산 지표, 역대 최악 기록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비·생산 급감과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악화에 미끄러졌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45.41포인트(1.86%) 하락한 23,504.35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62.70포인트(2.20%) 급락한 2783.36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122.56포인트(1.44%) 내린 8393.18을 기록했다.

시장은 주요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주요 은행들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0% 이상 급감했다.

은행들의 실적 악화는 향후 대출 부실에 대비하고자 충당금을 대폭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향후 공개될 기업들의 성적표를 내포한 것과 마찬가지여서 투자자들의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미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등에 따르면 S&P500 종목 기업의 1분기 순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 미국의 소비와 생산이 역대급으로 급감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8.7% 줄었다. 상무부가 이 통계를 집계한 1992년 이후 최대 규모의 감소율이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8.0% 감소)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소비 악화는 미 전역에 발동된 외출금지·비필수 사업장 폐쇄 등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은 이미 최근 3주간 무려 1680만명의 실직자를 양산한 상태다.

이날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3월 미국의 산업생산도 전월 대비 5.4% 감소했다. 1946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전문가 예상치(3.5%)를 크게 웃돈 것이다.

산유국 감산 합의에도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점 역시 부담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2%(0.24달러) 하락한 19.8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20달러 선을 내준 것은 물론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는 1.91달러(6.45%) 내린 배럴당 27.69달러에 거래됐다. 4월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5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지난 12일 합의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를 불식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례보고서에서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 10개국)의 역대급 규모 감산합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손실분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IEA는 4월 하루 원유 수요가 2900만 배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는 지난 25년 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또한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는 예상보다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전주보다 1925만배럴 늘며 예상치 1110만배럴 증가를 대폭 웃돌았다.

국제 금값은 5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6%(28.70달러) 떨어진 1740.2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는 강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66% 오른 99.54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