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아산 바이오가스 발전 시설 모습.


시골에 가면 흔히 맡을 수 있는 냄새가 바로 ‘똥냄새’ 아닐까. 소, 돼지의 똥냄새가 코를 찌르면 처음에는 얼굴을 찡그리게 되고 어느 정도 냄새에 적응하고 나면 미안하지만 무시하게 된다. 그만큼 대접받지 못하는 오물 취급을 받기 때문일 터이다. 이랬던 ‘똥’이 기업과 지역도청에서 환경을 살리고 수익도 내는 효자 아이템으로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는 소식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똥이란 존재가 과연 환경도 살리고 돈도 벌게 하는 마력을 발휘하는가 점검해봤다.

정부와 기업에서 가축의 분뇨를 이용한 바이오 플랜트 사업에 뛰어든 배경은 간단하다. 교토의정서로 인한 CO2감축 의무화 및 2012년 가축분뇨의 해양투기 전면금지, 2013년 음식물 쓰레기의 해양투기 금지 정책에 따른 처리 대안 필요했고 바이오 플랜트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상륙하게 된 것이다.

특히 혐기성 소화(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메탄 및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원리)에 의한 가축분뇨 처리는 국내 보다는 주로 독일, 스웨덴, 덴마크에서 상용화 개발돼 보급되고 있었다. 이러한 혐기성 소화방식으로 가축분뇨를 처리하면 바이오가스가 발생하고 이것을 열병합 발전기의 연료로 사용해 전기와 열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2009년 1월,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수처리 및 폐기물처리 전문업체인 테크노플루이드(Technofluids)사와 바이오가스 열병합발전시설에 대한 기술수출협약을 체결했다.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이 독자개발한 DBS(Daewoo Two Phase Anaerobic Bio-Gas System) 공법은 축산분뇨, 음식폐기물, 하수슬러지 등을 이용해 가스와 전기를 발생시키는 국내 첫 상용화 발전플랜트 시스템으로 친환경성, 고효율성, 경제성을 두루 갖췄다.

국내에서도 2008년 전라남도와 1천억 원 규모의 축산분뇨를 이용한 바이오가스 열병합발전시설 건립에 대한 투자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재까지 10건의 프로젝트에 적용된 공법이다. 현재는 대구에서 총 사업비 842억원 규모의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이호진 대우건설 토목환경사업팀장은 바이오가스 산업의 경제효과에 대해 “현시점에서 바이오 가스 플랜트는 수익성 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주특별자치도 또한 바이오가스 플랜트 사업을 진행중이다. 기존의 가축분뇨 퇴·액비 처리방법을 개선해 메탄가스를 신재생에너지로 자원화하고, 냄새 없는 발효액을 자원순환형 농업에 활용함으로써 양돈분뇨 바이오가스 시설에서 183,477kWh의 전력을 생산, 2011년 5월 기준 2278만1000원의 매전 수익을 올렸다. 생산된 전력은 월평균 전력소비량이 300kW인 농어촌 지역 100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양돈분뇨 바이오가스 시설은 분뇨의 혐기성 소화과정에서 발생되는 메탄을 포집해 발전기나 보일러를 통해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공정으로 제주시에 있는 시설은 20억원(지방비 6억, 자담 등 14억)의 사업비가 투자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측은 “앞으로도 세계와 경쟁하는 지속가능한 제주형 축산기반 구축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니슨이테크는 에너지관리공단과 신재생에너지센터의 지원을 통해 충남 청양군에 2007년 11월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준공했다. 청양 사례를 통한 경제적인 효과는 놀라웠다. 수분조절제 연간 약 1,000만원, 해양투기 연간 약 1억원(2만7000원/톤), 퇴비장운영 연간 약 2,500만원을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전력발생 바이오가스이용 일 평균 1,000 kWh 이상 전력생산으로 현재 전기 사용요금 상승 분 감안 시 약 4,000만원 이상의 연간 소득이 가능해졌다.

결론적으로 기존 방식으로 연간 약 1억 5000만원 지출하던 것을 바이오가스 사업 이후 연간 약 4,000만원의 전력 판매 소득과 기존 지출 절감 고려 시 연간 약 2억원 소득을 올린 것이다. 유니슨이테크 측은 “축산분뇨 외에도 기타 유기원(음폐수, 하수슬러지 등)의 복합 혐기소화를 통한 경제성 확보를 위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며 “다수의 국내 바이오가스 플랜트 시공실적 보유 및 안정화 운영 실적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미니인터뷰 | 김창현 한경大 바이오가스 연구센터 소장
“바이오가스 플랜트 獨이 모범사례”

가장 활발하게 바이오가스를 활용하고 있는 해외 사례에 대해 소개해 달라
유럽에서의 바이오가스 생산은 독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농산 바이오매스(biomass)를 이용하는 농업부분 바이오가스 플랜트의 보급이 활성화 돼있다. 2009년 바이오가스 발전을 지원·촉진하는 EEG 2009(Renewable Energy Source Act)의 개정·발효로 2009년 전국 4,984 개소(발전용량 1,893 MW)에서 2011년 6,800 개소(발전용량 2,559 MW)로 급격한 증가추세에 있다.
한 예로 독일의 윤데마을은 인근 축산 농가에서 발생한 가축분뇨와 농촌 바이오매스 작물을 혼합 혐기소화하고 발생된 메탄가스로 열병합발전(CHP)해 생산된 열과 온수를 배관망을 통해 지역의 난방을 해결하고 전력를 얻는다. 이렇게 생산된 전력 중 마을에서 사용하는 2,000MWh의 전력을 제외한 남은 전력을 매각해 매년 약 20만 유로의 전기 판매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바이오 가스 전망은
현재 국내 바이오가스 발전사업자는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통해 한전에 150kW이상에서 생산한 전기를 kW당 7273원, 150kW미만은 8571원에 15년간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제시된 판매 금액은 농가에서 전력생산을 통해 추가 이윤을 얻기에는 너무 낮게 책정돼 있어 바이오가스 플랜트의 확산을 위해서는 바이오가스에 대한 가격을 보다 높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최근 다양한 시범·보급 사업을 통해 바이오가스 생산시설 설치비를 지원하고 있고, 생산된 전력에 대한 발전차액 보조를 시행하고 있어 이미 기본적인 정책적 지원기반이 마련돼 있는 상황이다. 향후 유기성폐기물의 처리를 위해 정부는 바이오가스 생산시설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어서 바이오가스화 시설의 확대여건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효정 기자 h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