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 본사(왼), LG생활건강 본사(오) 전경 모습. 출처=각사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 화장품 업계에 불어 닥친 위기가 대기업들의 영업과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내수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면세 채널 부진 등 해외 매출 악화까지 겹쳐 주요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어, 중국 수출 준비에 힘써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기업의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과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의 1분기 잠정실적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7% 감소한 1조 1553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68% 감소한 1202억원으로 평균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화장품 매출액은 24% 감소한 5983억원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채널이 40% 이상 성장하며 오프라인 채널 부진을 상쇄해줄 것으로 보이나, 매출 규모와 수익성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면세 채널이 41% 감소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중국 현지 매출액은 33% 감소한 2375억원으로 추정된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3월부터 오프라인 점포 영업 재개와 온라인 물류 정상화로 매출 역신장 폭이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가 간 입국 제한 조치강화로 국내·외 면세의 수요 회복 시점이 지연되고 있어 당분간 주가 상방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LG생건도 1분기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G생건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7% 감소한 1조 7481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29% 감소한 2278억원으로 평균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 매출액은 13% 감소한 9910억원으로, 수익성이 좋은 면세 채널은 33%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현지 화장품 매출액은 35% 이상 감소한 1273억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LG생건의 생활용품과 음료 매출액이 위생용품, 마스크 수요, 배달음식 판매 증가로 소폭 증가했다.

▲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중국 모델 송혜교(왼쪽), LG생활건강의 숨 중국 모델 고력나찰(오른쪽). 출처=각사

전문가들은 아모레의 실적 회복은 하반기가 돼야 회복될 것으로 보는 반면, LG생건은 2분기부터는 안정적으로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모레 입장에서는 아쉬운 결과다. 지난해 3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 올해 1분기까지 상승세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를 턴어라운드 시점으로 예상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시장에 타격이 컸다.

반면 LG생건은 아모레와 비교해 중국 수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2분기에는 실적 방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화장품 분야 외에 생활용품 사업과 음료 사업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약 24%를 차지하고 있어 매출 감소 영향에는 덜했다는 평가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1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 부진은 불가피하나 2분기는 중국 현지 수요 및 면세 채널을 중심으로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LG생활건강 샤프란 아우라X펭수 TV광고. 출처=LG생활건강

기업들도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업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오프라인 판매 채널과 면세 매출은 부진하지만 온라인 채널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화장품 수요가 급반등 할 수 있기에 이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평가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 온라인 채널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하고, 물류와 관련해도 2월 중순부터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면세점 유통도 위축된 상황에서 중국 현지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화장품 브랜드들의 준비가 활발한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