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경제활동이 큰 제약을 받는 가운데 주요 산유국들의 석유 전쟁으로 유가가 폭락한 영향이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에 비해 0.4% 하락했다.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한 -0.3%보다 큰 하락률로, 2015년 1월 이후로 최대치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CPI는 1.5%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휘발유 가격이 10.5% 급락하며 물가하락을 주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숙박비는 7.7% 내렸고, 항공권 가격은 사상 최대 폭인 12.6% 폭락했다. 반면 사재기 등으로 수요가 유지된 식품 가격은 0.3% 올랐다.

3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내렸다. 근원물가가 하락한 것은 2010년 3월 이후로 10년 만에 처음이다.

근원 물가는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것으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장 주목하는 물가 지표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가 가시화하면서 디플레이션(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하는 현상)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가 재화·서비스 수요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물가는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중순 이후 미국에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뉴욕, 캘리포니아 등 대부분의 주가 외출금지령과 비필수 상점 폐쇄 명령을 내린 상태다. 식당은 배달 또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