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Normal, 언제부턴가 시중에서 여러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 기원을 찾아보니, 2003년 미국의 로저 맥나미라는 벤처 투자가가 사용한 말이다. 당시 IT버블을 통해, 기존의 우리가 믿고 있던 ‘보통의 것들’, 또는 ‘당연한 것들’로부터 여러 변화들이 나타나, 새로운 보통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최근 3~4년 사이에 많이들 사용하고 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어디든 New Normal을 붙이면서 새롭게 받아들여야 하는 보통을 강조했다. 하지만, 새로운 보통에 대한 기준을 세우기 보다는, ‘new 보통이 곧 닥칠 것이다’ 또는 ‘new 보통이 올 테니 대비하라’는 식이 많았다.

예측 한다고 하여 대비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적극적인 변화에 순응하는 모습은 보여야 하지 않은가? 하지만, 비즈니스가 ‘보수적이기 때문에’, 다들 말로만 변해야 한다고 하고, 어떤 변화도 나타나질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우리 삶 전반의 내용의 변화가 이루어졌다. 일상을 보내는 것도, 일을 함께 하기 위해 정시에 출근 또는 퇴근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않는 곳이 없으니, 그리고 쉽게 잡히지도 않고,눈에도 보이질 않으니 난감할 노릇이다. 더 이상 같은 방식과 방법으로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게 된 것이다.

가장 가까운 예로 ‘재택 근무’가 있다. 사실 몇 달 전만 해도, 재택근무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몇몇의 리모트 워크가 가능한,자율 근무제가 정착된 일부 기업만이 가능한 조치였다. 막연하게 그들을 부러워하지만, 지금 체제(한 공간에 모여 함께 일하는 방식)가 안정적이고, 기존에 해왔던 방식이기 때문에, 굳이 바꿀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바꾸기에는 넘어야 할 장벽이 많고 까다로웠다. 상호간의 충분한 신뢰를 바탕으로, 현재 공유된 목표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 각자 해야하는 명확한 일, 그 일에 대한 방법론까지 말이다.일을 각자 또는 함께 하기 위한 충분한 경험과 이를 위한 학습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임시가 아닌, 상시로 바꿔야 하는 이유가 없다면 잠시 동안 ‘울며 겨자먹기’로 시행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이미 원래대로 돌아왔다. 현재는 두 선택지를 가지게 된 것이다.

무엇이 우리에게 적합한 방식일까? 이런 질문 없이, 외부적 요인에 의해 선택했고, 그러한 경험을 당연히 ‘땜질’식으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방식으로도 함께 일을 할 수 있네!”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래도 원래 했던 방식이 훨씬 더 오랜 기간 했기 때문에, 더 익숙하고 편한 것을 택하기 마련이다.

이상하지 않다.하지만, 그 선택을 직원 각자에게 자율로 맡긴다면… 또는 월 00회 정도는 제한하여 재택근무를 의무화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과연 우리가 바라는 목표 달성에 부족하다는 판단을 할 수 있을까? 다각도의 검토가 필요한 문제다.

최근 재택근무뿐이 아니다. 생각해보면,회사내의 사람들간의 호칭부터 시작하여 커뮤니케이션하는 문화도 많이 변했다. ‘야’로부터, ‘씨’로, 다시 님 또는 별칭 등으로 회사 특유의 호칭 문화를 통해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바꾸고 있다. 이것은 New Normal 축에 속한다고 볼 수 없을까?

또는 주 5일제도 마찬가지다. 주 5일제 시행한지 약 20년이 되었다. 주 40-52시간 시행과 마찬가지로 단계별로 시행했고, 지금은 보편화되었다.모든 직장이 5일제 룰을 택하는 것이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고,믿고 있다. 이제는 더 적게 일하면서, 더 나은 생활을 누리게 해주겠다는 회사들이 나오고 있다. 시범적으로 주 4일 또는 4.5일제를 채택하여,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양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퍼포머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 외에도 찾아보면 많을 것이다. 회사마다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성장했던 이들은 각자의 성장 방향에 맞춰 수없이 많은 변화를 추구했을 것이다. 그 중에 일부는 받아들여져 정착된 것이 있을 것이고, 어떤 것은 시행 초기에 반발 또는 역류하며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는 것도 있다. 비즈니스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더 많은 매출, 더 적은 비용, 더 많은 이익 등을 추구하는 것, 이를 위해 더 많은 고객에게 양질의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 것 말이다. 변하는 것은 오로지 고객을 위해,그들이 쉽게 받아들이고, 적절히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하지만, New Normal은 단순히 더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사회 전반 또는 조직 일부의 변화를 꽤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의 삶의 근본적인 생각과 모습 자체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근본까지 흔드는 것, 이익만을 좇는 것이 아니라 기업마다 적정의 이윤 추구의 중요성, 사회적 가치를 위배하지 않고, 최대한 정석으로 시장에 진출하고 유지하는 것들을 뜻한다.

더 높은 수준의 결과를 위해, 기존의 Rule Breaker로 활약하는 것이 아니라, Rule Maker로 전환하여, 새로운 Rule을 만들고, 그 Rule에 의해 대다수의 모든 이들이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 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New Normal은 거스를 수 없는 거대 트렌드로 이해해야 한다. 코로나19로부터 이어진 우리 생활과 직장 속 크고 작은 변화를 야기하겠지만,그로 인해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그 바뀐 생각이 적용된 몇몇의 변화들이 야기될 것이다.

인간 생명의 존엄성, 이를 기반으로 한 최소한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 기본권의 확대와 함께,좋은 직장의 기준도 서서히 바뀌어 갈 것이다. 그 바뀌어 가는 것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바뀌려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가에 따라, 좋은 직장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야근을 줄이고,정중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일에 가이드라인이 명확하고, 앞으로 높은 성장률이 기대되는 등의 이야기가 아니다. 얼마나 일을 합리적으로 하고, 일의 성격에 맞게 근무 형태의 자율적 조정도,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는 모습을 실제 업무상으로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 New Normal에 어울리는 모습을 갖춰 나간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을 보게 될 많은 리더급 분들에게 말하고 싶다. New Normal이 십 수년의 세월을 건너 지금 우리 눈 앞에 왔다고 말이다. 그리고, 최근코로나19로 더 가까이 마주하게 되었다고 말이다. 마침 마스크가 일상화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는 나아가 겨울용, 봄 가을용 마스크를 갖추고, 집을 제외한 공동 생활권에서는 늘 착용해야 하는 아이템이 되는 것처럼 대비가 필요하다.

조직도 마찬가지다.우리 조직에 어울리는 New Normal은 무엇인지 꾸준히 탐구해야 한다.일하는 방식부터 방법론까지,모두를 지금 시대에 어울리도록 하지 않으면, 언제든 함께 일하는 직원 또는 시장 속 고객으로부터 외면 당할 수 있다.

자율 근무제의 채택, 보다 효율적 업무 구조 및 과정을 바탕으로 하는 체계적 업무 시스템 구축과 운영, 상호간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업무 문화 등 기존에 도제식(사수-부사수)의 관계에 의해 전문성을 쌓는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같은 결과를,또는 유사한 목표를 추구하는 데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같은 결과를 만들지만,다른 과정을 밟아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결정은 리더를 위하는 것이 아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과 상대할 고객을 위한 결정이다.

“우리 조직에 있는 직원들은 그렇지 않을꺼야… 기존 방식을 더 편하고 좋다고 생각할꺼야…” 기대하지 말기를 바란다. ‘주인의식’이라는 말의 의미가 퇴색 된지 얼마나 오래됐는지 아는가.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조직을 새롭게 바꾸려고 해야한다. 철학과 미션을 바꾸고,그에 어울리는 시스템과 문화를 바꿔야 비로소 살아남을 수 있다.

또한, 이 글을 읽을 평범한 직장인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내 선배들이 누리던 영광은 나까지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마치 약국에 마스크를 사러 갔는데, 내 앞에서 마침 다 떨어지는 경험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조직이 제시하는 대로, 그만큼만 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줄 잘 서서, 편한 곳으로 가고, 이를 바탕으로 원하는 일을 해볼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자신이 증명 가능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많은 의미와 가치가 넘치는 레퍼런스를 현장에서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곧 ‘죽지 않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지금은 능력주의 시대이다. 능력이 없다면, 현재 자리를 유지 조차 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