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증가세도 한풀 꺾이자 월가에선 금융시장을 두고 바닥 논쟁이 일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그간 세계 경제를 덮고 있던 불확실성이 하나둘 걷혀간다는 평가를 내놓곤 있지만, 극심한 경제 침체 등을 고려하면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낙관하기는 이르다면서, 변동성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 뉴욕주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코로나19 집중 발병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줄고 있다는 분석에 정점을 지났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79.71포인트(3.44%) 급등한 23,433.5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0.57포인트(3.41%) 오른 2,749.9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03.64포인트(2.58%) 상승한 8,090.90에 장을 마감했다.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보면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이달 3일 3만3천300명 이후 4일 2만8200명, 5일 2만9600명, 6일 2만9600명으로 증가세가 수그러드는 양상이다.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작동하면서 신규 환자 증가 곡선이 완만해지고 있지만 사망자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이나르네상스증권의 브루스 팽 이사는 "투자자들은 현재 위험과 기회를 분석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케이스를 볼 때 감염이 정점에 도달했을 때 시장은 바닥을 치고 올라왔었다"고 분석했다.

트루이스트·선트러스트 어드바이저리의 케이스 레너 수석 시장 전략가도 "시장은 지난 3월 말에 최저점을 경신한 후 무차별적인 매도에 정점을 찍었다"면서 "이는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과정의 첫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수석 자산전략가인 데이비드 코스틴은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시점에서는 주가 하락 위험이 상승 가능성보다 훨씬 큰 상황”이라면서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 4분기 때도 주가가 종종 20%씩 상승하며 약세장 속 랠리를 보였지만, 결국 시장이 바닥을 친 건 2009년 3월 이후였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코스틴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은 베어마켓랠리(Bear market rally)가 나타나고 있을 뿐이며, 주가가 바닥인지 아닌지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경고했다.

베어마켓랠리는 주가가 장기간에 걸쳐 하락하는 걸 의미하는 ‘베어마켓’과 주가 상승을 의미하는 ‘랠리’를 합친 말이다. 큰 흐름상 주가가 하락하곤 있지만 순간순간 지수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JP모건은 이날 분석 보고서를 통해 “다음 주부터 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질 텐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수치로 확인하기도 전에 안도 장세가 나타나고 있는 건 위험한 현상”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