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각 사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코로나19로 최악의 생존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앞다퉈 ‘국내선 확장’ 고육책을 내놓았다. 국제선이 막힌 가운데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일환이다. 다만, 경쟁 심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실제 수익성이 얼마나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LCC, 제주 등 국내선 노선 잡아라

7일 에어부산은 오는 25일부터 울산 출발 국내선(김포·제주)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노선의 운항재개는 55일만이다. 에어부산의 울산 노선은 코로나 19여파로 지난달 1일부터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최근 제주 노선 이용객 수요가 늘면서 에어부산은 지난달 16일부터 김포~제주, 부산~제주 노선도 일부 증편해 운항하고 있다. 

국내선 노선 재개에 나선 것은 비단 에어부산 뿐만이 아니다. 에어서울은 4~5월 김포~제주 노선 운항을 주 32편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에어서울은 코로나19 여파로 여행 수요가 줄자, 기존 주 25회 운항했던 해당 노선을 지난달에는 주 2~3편으로 감편했다. 하지만 3월 주말 탑승률이 91%를 넘는 등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달부터는 주 32편으로 운항을 확대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도 오는 25일부터 매일 4회 운항 일정으로 청주공항에서 출발하는 제주 노선 부정기편 운항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은 청주~제주 노선 부정기편을 비롯해 김포·대구·광주~제주 노선까지 총 4개의 국내선을 운항하게 됐다.

제주항공도 지난 3일부터 오는 25일까지 김포~부산 노선에 총 92편을 증편한다. 증편 운항으로 늘어나는 추가 공급석은 약 1만7400여석 규모다. 제주항공은 최근 들어 여수공항발(發) 국내선 노선 취항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진에어 역시 김포∼제주 노선을 평일은 하루 왕복 6회, 주말은 왕복 8∼10회로 횟수를 늘려서 운항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국내여행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어 여행객이 소폭 회복한 것”이라며 “제주노선은 장거리 노선에 비해 인건비, 유류비 등이 적게 들어 수익성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경쟁 심화 조짐… 수익성 제고 효과 미미할 것”

코로나19로 전세계 하늘길이 끊기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국내선 노선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제선 수요가 막혀 고정비만 나가는 상황에서 국내선 증편을 통한 손실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3월 4주차 기준 전 세계 181개국의 한국발 입국금지·제한조치에 따라 국제선 여객 96%가 줄었다. 이에 따라 국적사들의 여객기 374대 중 324대(86.6%)가 멈춰있는 상황이다. 비행기 10대중 9대 가까이가 날개를 펴지 못한 채 주기장에 계류하고 있는 셈이다. 

항공 기종·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항공기 1대당 하루 평균 주기료는 89톤 항공기(A321)가 44만원, 65톤 항공기(B737)가 32만원 수준이다. 예컨대, 에어부산의 경우 A321-200(18대), A320-200(8대)를 보유하고 있어 하루 주기료만 1000만원이 넘는다. 10일이면 1억원이 넘는 금액이 주기료로 나가는 셈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뤄진 감편으로 수급이 개선된 점도 lcc의 국내선 취항 랠리에 불을 붙였다. 예컨대 2월 4주 기준 제주공항의 국내선 운항 편수는 출도착 합산 총 998편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3월 4주엔 746편으로 25% 가량 줄었다. 그 결과 각 사의 탑승률은 평균 80~90%로 준수한 상태다. 
 
LCC들이 국내선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해외의 경우 매출 상당수가 국내선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미국 델타항공의 경우 국내선과 대서양노선이 전체매출의 74%에 달한다. 이에 외부 변수에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아니라 코로나19라는 외부적 요소로 인한 행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또한, 국내 lcc 상당수 매출이 국제선에 기인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제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제주 등 국내선 노선 증가세는 코로나19에 따른 단기적인 것이라는 점도 부정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선을 확장하는데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로 기존 제주노선 운항편수가 50%가량 줄면서 예년의 이용객에 비해 탑승률이 다소 높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사들이 국내선서도 초특가 상품을 내놓으면서 경쟁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수익성 제고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