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최근 중국산 마스크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 그러나 중국산 마스크는 품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일부 생산 공정도 비위생적이라는 폭로가 나왔다.

중국의 한 마스크 무역상이 현지 내 일부 제조업체의 위생 실태와 무허가 생산에 대해 증언했다고 홍콩 매체 명보가 7일 보도했다.

이 마스크 무역상은 "한 마스크 공장에 갔는데, 먼지가 가득하고 직원들은 마스크와 장갑도 착용하지 않은 채 마스크 제조 과정에 참여하고 있었다"면서 "이런 공장에서 만든 마스크를 어떻게 끼겠느냐"고 탄식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 마스크 공장의 약 60%는 의료물품 생산에 필수적인 무균 시설도 갖추지 않고, 마스크 생산 기계를 들이자마자 생산에 나서는 실정이다. 또 당국 정부가 발급하는 '마스크 생산 자격증'을 돈으로 사거나, 심지어 다른 업체가 보유한 자격증을 대여해 마스크를 제조하는 업체도 있다.

이런 사례들은 지난 1월 말 우한을 비롯한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하자 당국 정부가 마스크 생산을 촉구하면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마스크 생산 독려에 방직업체들은 물론 소매·식품·기계·IT 등 전혀 관련 없는 업체들까지 뛰어들면서, 중국의 일일 마스크 생산량은 지난달 초 1억장을 넘어섰다. 우한 봉쇄령이 시행된 지난 1월23일부터 3월11일까지 새로 생긴 현지 마스크 제조업체는 약 5500곳으로 추산됐다.

또, 현지의 코로나19 사태는 수그러들었어도 최근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확산세가 한창이라 중국산 마스크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다.

중국 마스크 무역상은 "해외 수요가 급증했어도 N95 같은 고급 마스크의 생산이 가능한 (중국) 업체는 별로 없다"며 "해외 주문을 몰아 받은 기업이 수량을 중소업체들에 나눠 마스크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렇게 생산된 중국산 마스크들이 '불량' 문제로 여러 수출국에 퇴짜를 맞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한 마스크들의 품질이 떨어져 폐기 처분하는 일이 속출하자, 네덜란드 정부는 중국산 마스크 60만장을 전량 리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각국 보건당국들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마스크에 대한 심사 기준을 높이기로 했다.

이 무역상에 따르면 현지 내 KN95 마스크 제조업체를 어렵게 발굴했어도, 미국과 유럽 등의 심사 강화로 인해 이들의 생산라인이 모두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는 전언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해외 수출 의료물품의 품질을 엄격히 관리해 무역질서를 바로잡겠다고 지난달 30일 공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