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이코노믹리뷰=권일구 기자]서울의 고가 주택을 타깃으로 한 부동산 대책이 서울 아파트 값을 내리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규제가 비교적 덜한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을 상승시키는데 일조했다.

6일 직방이 입주 1년 미만 신축 아파트를 대상으로 분양가격과 매매 거래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분양가 대비 매매거래가격은 6,903만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3분기 7,629만원을 기록한 이후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4분기 7,518만원, 올해 1분기 6,903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승률은 올해 1분기 16.67%를 기록하면서 2017년 3분기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직방에 따르면, 상승률과 상승액의 추세가 다른 이유는 지방에서 상승폭이 확대되는 반면, 서울 등 수도권은 상승액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와 매매 실거래가 비교 자료=국토교통부,직방

수도권의 경우 분양가 대비 매매거래가격은 1억1,160만원 상승했다. 작년 4분기 1억3,749만원에 비해 상승폭이 2,589만원 줄었다. 올해 1분기 전분기 대비 상승액은 줄었으나 분양가 대비 실거래가는 작년 4분기 22.81%과 동일한 22.81%로 나타났다. 이는 인천·경기는 상승액이 늘었지만, 서울의 상승액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지방은 1년간 상승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분양가에 비해 실거래가는 올해 1분기 3,912만원 상승해 작년 4분기 상승폭을 353만원 더 키웠다. 분양가 대비 실거래가 상승률도 올해 1분기 12.36%를 기록해 작년 4분기 10.74%에 이어 두 분기 연속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방은 대구와 세종 지역에서 분양가 대비 매매거래가격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상승폭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2분기 연속 신축아파트 분양가 대비 매매거래가격 상승액이 줄어들었다. 올해 1분기 분양가 대비 신축아파트 매매거래격은 2억5,540만원 상승해 작년 4분기 3억8,644만원에 비해 1억3,104만원 줄었다.

직방은 이에 대해 12.16대책과 코로나19로 인한 거래시장 위축이 신축아파트 매매가격의 안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지방은 대구와 세종의 신축아파트 가격 강세가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신축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매매거래가격은 대구 2억173만원, 세종 2억637만원 상승해 2억원을 돌파했다. 대전도 1억85만원 상승해 신축아파트의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상승액이 줄어든 지역은 광주(-5,439만원), 충남(-416만원), 제주(-134만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충남은 올해 1분기 분양가 대비 매매거래가격이 391만원 하락해 유일한 하락지역으로 나타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서울 고가 주택을 주 타깃으로 시행되면서 정책영향을 받지 않는 수도권 지역에서 오히려 가격 상승폭이 커졌다”며 “정부의 정책과 함께 코로나19로 거래시장이 위축이 이어지면서 아파트 매매시장의 불확실성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 시장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비우호적인 상황으로 인해 수요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청약시장으로 꾸준히 유입되는 수요는 가격 급락을 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