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추세가 이탈리아와 가장 비슷하다는 섬뜩한 진단을 내렸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TF(태스크포스) 책임자인 펜스 부통령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러 이유에서 이탈리아가 현시점에서 미국과 가장 비슷한 지역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우리가 그런 예측 모델을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의 이 발언은 코로나19로 미국 내에서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의 미군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 10만~24만명이 숨질 수 있다는 TF의 예측 모델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또 펜스 부통령은 미국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등을 잘 이행하지 않는다면 160만∼220만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들을 계속해 나갈 경우 6월까진 대체로 사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터널의 끝엔 빛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앞서 데비 벅스 TF 조정관은 미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철저하게 지켜도 10만명에서 24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아주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라며 당분간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세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실제 미 공중보건위생을 책임지는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지난달 16일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 이 나라는 중대한 변곡점이자 국가로서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며 공격적 조치로 사망률을 낮춘 한국과 확진자 및 사망자가 급증한 이탈리아의 길을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실시간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30분(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2일 오전 6시 30분) 기준 미국과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각각 20만9071명·11만574명이고, 사망자는 각각 4633명·1만3155명이다. 미국은 확진자가, 이탈리아는 사망자가 각각 세계에서 제일 많다.

이날 오후 1시11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0만3608명으로, 처음 20만명을 넘어섰다. 13일만에 20배 폭증하며 중국과 이탈리아의 약 2배로 불어났다. 1월21일 미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 71일 만이고,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선 지 불과 5일만이다.

그동안 미뤄졌던 진단 검사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확진자 급증으로 이어졌다. 미국 내 확진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8만3712명이 뉴욕주에서 발생했다. 인접한 뉴저지주가 2만2255명으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