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포그래픽=이코노믹리뷰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아시아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체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30개국의 감염자를 모두 합친 숫자는 미국(16만4620명)보다 적고 이탈리아(10만1739명)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애초 아시아 지역은 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과 가깝고 교류가 많은 탓에 극심한 피해가 예상됐지만 강력한 방역대책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입국자를 통한 감염 사례가 급증하면서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3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아시아 30개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0만6546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3831명이다.

▲ 그래프=이코노믹리뷰 박민규 기자

일본은 최근 100명에 달하는 신규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며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고 있다.

31일 NHK가 후생노동성과 각 지자체 당국의 발표를 종합한 결과 지난 30일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94명 늘어 총 2701명, 사망자는 4명 증가해 7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확진자 수엔 집단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탑승자 712명도 포함됐다.

일본의 일일 환자 증가폭은 지난 28일(202명) 정점을 찍은 뒤 29일 169명, 30일 94명으로 이틀째 감소하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의 본토 내 발병률이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종식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받았으나, 최근 해외 역유입 사례의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3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48명 늘어 총 8만1518명, 사망자는 1명 증가해 3305명으로 집계됐다고 31일 발표했다.

중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추이는 △28일 45명(역유입 44명) △29일 31명(역유입 30명) △30일 48명(역유입 48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감염자도 비교적 일정한 폭으로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당국 정부는 외국인 입국 금지와 국제 항공편 축소 등 코로나19의 역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연일 신규 확진자의 90% 이상이 해외 입국자로 드러나면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인도에서 31일 오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227명 늘어 1251명, 총 사망자 수는 32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180명을 기록한 지난 28일 이후 최다치다. 인도의 일일 감염자 증가폭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수십명 수준에 불과했으나 하순 들어서 급증세로 바뀌었다.

당국 정부는 지난 25일부터 '국가 봉쇄령'을 발동해 다음달 14일까지 21일 동안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봉쇄령 시작 이후로도 감염자 수가 '일일 최다'를 경신하고 있고,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종교집회에 참석한 10명이 사망하는 등 코로나19의 확산세는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일부 현지 매체들은 봉쇄령이 추가 연장될 수 있다고 보도했으나, 정부 측은 이에 대해 "근거가 없다"면서 봉쇄 연장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반박했다.

베트남 보건당국은 31일 오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총 204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저녁부터 이날 아침까지 집계된 신규 확진자는 10명으로, 이 가운데 8명이 하노이 박마이병원 관련 감염자들이다.

박마이병원은 베트남 최대 규모 종합병원으로, 최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새로 나온 확진자 중 7명은 해당 병원에 식품과 물류를 제공하는 서비스업체의 직원이고, 나머지 1명은 이 병원에서 진료 받은 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박마이병원 관련 집단감염자는 총 33명으로 증가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지난 29일 이 병원을 최근에 방문한 4만명에 대해 추적 조사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3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전국적 유행'을 선언하고 각 부처를 총 동원해 신속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푹 총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 "거리와 해변 등에 여전히 사람이 많다"면서 대중교통 운행 중단을 지시했다. 그는 이어 전 국민 대상으로 최소 보름 동안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 각 기관에도 재택근무 시행을 권고했다.

푹 총리는 하노이와 호찌민의 봉쇄 조치는 아직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필요 시 국회에 비상사태 선포를 제안할 수 있게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법무부에 지시했다.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말레이시아의 감염자는 30일 156명이 추가돼 총 2626명, 사망자는 37명으로 늘었다.

현재 말레이시아 국민들은 정부의 이동 제한 명령에 따라 생필품 구매나 병원 방문 등의 목적을 제외하고는 외출이 허용되지 않는다. 당국은 군·경과 드론을 동원해 이동 제한 조치 위반자를 엄정히 단속하고 있다.

당국 정부는 이동 제한령을 다음달 14일까지 2주 추가 연장했고, 오는 4월1일부터는 해당 조치의 내용과 단속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0일 하루 129명 증가해 총 1414명, 사망자는 8명 추가돼 122명이 됐다. 주목할 부분은 사망자 수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치명률 역시 높은 수치인 8.62%에 이른다.

인도네시아에선 지난주부터 중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전국에 배포됐다. 대량 검사가 진행되면서 이날까지 7일 연속 100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감염자 수가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31일 오후 4시 기준 각각 9786명과 163명으로 파악됐다. 새로 나온 감염자는 125명, 사망자는 5명이다.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8일 146명을 기록한 이후 줄어들면서 29일 105명, 30일 78명으로 큰 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다. 그러나 31일 집단감염자들이 대거 확인되면서 전날보다 1.6배 증가했다.

대구 제2미주병원과 서울 만민교회를 비롯해 국내 곳곳에서 코로나19의 소규모 유행이 여전히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편 해외 유입 감염자도 꾸준히 발견되면서 확진자 증가폭에 한 몫 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