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진= 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가 싱가포르에 신사업·신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할 시설을 세운다.

현대차는 싱가포르 서부 주롱(Jurong) 산업단지에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 센터(HMGICs)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올해 5월 설립 공사가 개시되는 HMGICs는 부지 4만4000㎡, 건축면적 2만8000㎡ 규모로 2022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HMGICs는 신사업·신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오픈이노베이션 랩(Lab)’이다. 현대차는 HMGICs에 ‘연구개발(R&D)-비즈니스-제조’ 등 구조를 갖춘 미래 모빌리티 가치사슬(Value Chain) 전반을 혁신하는 기능을 부여한다.

현대차는 2018년부터 싱가포르 정부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고 최근 HMGICs 건립에 대한 투자 결정을 확정했다. 현대차는 개방형 혁신을 통한 미래 신성장 동력 창출 측면에서 싱가포르가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25년까지 국가 전체를 스마트시티로 개발하는 ‘스마트네이션 (Smart Nation)’을 국가 비전으로 최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디지털화, 스마트 모빌리티 등 혁신 기술 분야에 관한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HMGICs를 개방형 혁신 중심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HMGICs에서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소규모 전기차 시범생산 체계를 통해 검증한다. 지능형 제조 플랫폼과 연계한 차량 개발 기술과 고객 주문형 생산 시스템도 연구한다.

이 가운데 지능형 제조 플랫폼은 차량 조립, 물류, 검사 등 공정에 일반적 자동화 수준을 넘어 고도화한 제조 기술을 적용하는 생산 방식을 일컫는다. 이 기술이 도입될 경우 생산 현장의 근무 환경을 개선할 수 있고 작업장의 안전과 효율성도 향상시킬 수 있다. 근로자는 로봇을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차는 또 싱가포르 현지 대학,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과의 긴밀한 협업을 토대로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는 등 HMGICs를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등 대학·기관과 공동 연구소를 운영하고 미래 신산업 분야 산학 과제를 수행한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혁신 거점 ‘현대 크래들’과 인공지능 전담 조직 ‘에어랩’을 HMGICs와 싱가포르에 함께 진출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취지다.

서보신 현대차 사장은 “HMGICs에선 현대차가 구상하는 미래를 테스트하고 구현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현대차 혁신 의지와 싱가포르 혁신 생태계를 융합해 기존의 틀을 탈피한 신개념 비즈니스와 미래 기술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