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활력찾기에 나서고 있다. 질병 이슈로 대규모 모객 행사는 자제하고 있지만 위축된 시장 분위기와 매출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다. 올해 1분기에는 판매가 부진했던 만큼 역대급 물량과 할인율로 고객 맞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백화점 업계가 오는 3일부터 봄 정기세일을 시작한다. 사진=현대백화점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백화점업계의 전체 매출은 21.4% 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캐주얼 의류(41.3% 감소), 아동스포츠 부문(37.2% 감소) 부문에서 타격이 컸다. 이같은 실적은 3월에도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는 오는 4월 3일 일제히 봄 정기 세일을 시작한다. 코로나19 이슈로 통상적인 일정보다 다소 늦은 시점에 이뤄지는 행사다. 그간 판매가 저조했던 만큼 할인 품목과 물량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할인율도 높다. 

가장 큰 혜택을 준비한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백화점 3사 중 가장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하고, 고가 패션 브랜드 특별 할인전도 마련했다.

우선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멤버십 ‘H포인트’ 회원 770만명에게는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플러스 포인트’ 3만점(1만점, 총 3매)을 증정한다. 다음달 3일 이후 H포인트 앱에서 다운 받으면 된다. 패션 상품군 단일 브랜드에서 20만원 이상을 결제하면 포인트 1만점을 사용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카드 전 회원(300만명)에게는 ‘10% 할인 쿠폰(1매)’을 증정한다. 50만원 이상 의류 신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해외 고가 패션 브랜드 할인도 강화한다. 압구정본점은 다음달 3일부터 5일까지 엠포리오 아르마니·미쏘니·브루넬로 쿠치넬리 등 6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해외패션 이월상품전’을 진행한다. 겨울 및 봄·여름 시즌 이월상품 3000점을 최대 60% 인하된 가격에 선보인다.

목동점은 다음달 13일부터 19일까지 ‘나이키 대전’을 열고, 최대 60% 할인을 제공한다. 천호점(4월 6일~9일)과 신촌점(4월 10일~12일)은 ‘아웃도어 대전’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특화 마케팅에 나선다. 바이어들이 직접 뽑은 ‘40대 실속 상품전’이 대표적이다. 40대들에게 인기가 좋은 ‘에스티로더 갈색병(75ml) 1+1’ ‘아디다스 에너지 팔콘’ ‘필립스 3000 시리즈 면도기’를 정가의 반값에 판매한다.

또한 롯데백화점은 세일 첫 주말(4월 3일부터 5일) 3일간 롯데백화점 롯데카드/KB국민카드/NH농협카드로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금액대별 5% 롯데상품권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현종혁 마케팅부문장은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침체된 경기 상황을 극복하자는 의미로 봄 정기세일 테마를 ‘슬기로운 4월 생활’이란 주제로 잡았다”며, “상품 할인은 물론이고 경품 이벤트, 코로나 블루 극복 마케팅 등 고객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소비 심리를 진작시키기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여가 및 가정을 위한 프로모션을 강화한다. ‘골프페어’, ‘메종 드 신세계’ 등의 대형 행사와 사은품 제공도 이뤄진다.

세일 첫 주말인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 동안은 신세계 전 점포에서는 골프페어를 열고 할인 행사, 단독 상품을 선보인다. 강남점, 본점, 센텀시티점 등 신세계가 직접 운영하는 골프전문관(8개점)에서는 여러 골프클럽과 용품을 최대 30% 할인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대표 생활장르 이벤트인 ‘메종 드 신세계’는 3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다.

‘신혼 부부를 위한 거실’, ‘중년 부부를 위한 거실’, ‘아이가 있는 집을 위한 거실’, ‘완벽한 휴식을 위한 침실’ 등으로 나눠 ‘집콕’ 관련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일기간 모든 주말에 씨티, 삼성, 신한카드로 단일 브랜드를 200만원 이상 구매할 경우 각 금액에 따라 5%의 상품권을 증정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은 통상적으로 3월 마지막 주에는 봄 신상품 재고를 모두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이슈로 판매가 부진했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업체들은 남은 재고를 비우고, 그간 떨어졌던 매출을 올리기 위해 보다 강력한 프로모션을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 롯데슈퍼에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대형마트·슈퍼, 생필품 매출 '선방'…프로모션 확대 나설듯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백화점과 달리 대형마트와 준대형 마트(슈퍼마켓)는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슈퍼마켓으로 분류되는 준 대규모 점포들은 깜짝 매출 선전을 기록했다. 외식 수요가 줄면서 가정단위 식재료 매출이 늘었고, 이에 전체 매출은 8.2% 늘었다. 2015년 2월 이후 최대 매출 증가율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늘어나는 생필품 수요, 온라인 마케팅 강화 등이 매출 방어에 도움이 됐다. 이에 4월 초까지 장바구니 기획전을 개최, 저렴한 가격에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경우 생필품 수요가 많은 특성이 있어 백화점 만큼의 타격은 받지 않았다"라며 "온라인 사업 부문, 창고형 매장 강화가 병행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실적 악화를 상당부분 만회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하면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프로모션을 통해 만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현 시점에서 대규모 집객이 이뤄지는 대형 행사는 할 수 없어 매출을 급격히 개선시킬 이슈를 내기 힘들다"라고 전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 쇼핑몰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3%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오프라인 전체 매출 비중의 4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반면 같은 달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확진자 방문으로 인한 영업점 휴업, 방문객 감소가 더해진 결과다. 백화점 전체 매출은 21.4% 금감했다. 주력 판매 품목인 여성 캐주얼 의류 매출은 41.3% 줄었고, 아동스포츠 부문 매출은 37.2% 감소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매출 역시 10.6% 줄었다. 특히 개학연기로 가방, 문구, 노트북 등 신학기 아이템 매출이 면서 잡화부분 매출은 41.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