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낸드플래시 ASP(평균판매단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받아 하반기부터 예상보다 빠르게 급락이 일어날 전망이다.

28일 업계 및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지속적 확산은 올해 1분기 최종 제품 출하량을 상당히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낸드플래시 공급업체들은 이미 올해 설비투자(CAPEX)를 축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가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가 비수기임에도 낸드플래시의 ASP는 전분기 대비 5% 증가할 전망이다.

디램익스체인지는 2분기 낸드플래시 ASP 주요 상승 요인으로 기업용 SSD 증가를 지목했다. 시장은 북미와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지속적인 구매 모멘텀으로 인해 기업용 SSD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기업용 SSD가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전체 비트 소비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기업용 SSD 가격 급등은 2분기 전체 낸드 플래시 ASP를 전분기 대비 최소 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 지난해 8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양산한 6세대 V낸드 SSD. 출처=삼성전자

특히 최종 제품 OEM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과 중국 등 주요 낸드플래시 공급업체들의 셧다운 우려가 커지자 안전 재고 확보에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 낸드플래시 수요가 증가하게 되고, 낸드플래시 계약 시장에서 활발한 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OEM 업체들은 재고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주문 요청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현물 시장과 채널 시장에서는 수요 감소로 인해 일부 브랜드 SSD 제품의 가격이 하락을 시작했다. 하지만 공급 부족에 따른 웨이퍼 제품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기업용 SSD 시장의 재고 증가는 2분기 동안 전체 낸드플래시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하반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의 역동성이 급격히 변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디램익스체인지는 상반기까지 낸드플래시 ASP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 또는 3분기 초에 하락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부족으로 일반 소비자용 SSD 계약 가격 상승세

대부분의 낸드플래시 공급업체가 높은 마진을 제공하는 기업용 SSD의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해 제품 믹스를 조정했다. 이 때문에 시장은 클라이언트(일반 소비자용) SSD 공급이 타이트해졌다. 수요 측면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1분기 노트북 PC 출하량이 급감했지만 PC OEM 업체들은 향후 가격 상승을 예상해 분기 중 클라이언트 SSD 구매를 지속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남은 기간 동안 안전한 재고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2분기에 수요를 늘릴 수도 있다"라며 "2분기에도 클라이언트 SSD 가격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며 최소 5%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 SK하이닉스 브랜드 SSD 패키지. 출처=SK하이닉스

eMMC/UFS 시장에서는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SSD에 대한 서버/데이터센터 수요가 감소하지 않고 있다. 또한 공급 업체는 양호한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용 웨이퍼를 SSD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급 과잉으로 추정되는 징후가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낮은 낸드플래시 재고 수준, 가격 인상, 코로나19가 제품 출하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요인 때문에 구매 계획 변경을 사실상 중단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은 올 하반기 수요 감소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는 하반기 낸드플래시 조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분기 말부터 낸드플래시 웨이퍼 ASP 급락 가능성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 웨이퍼 시장에서 가격 인상의 주된 요인은 서버/데이터센터의 수요가 높았다. 또 SSD를 사용하는 게임 콘솔의 새로운 수요 창출이 작용했다. 이러한 제품에 대한 수요 강세로 인해 낸드플래시 웨이퍼 시장 공급에 대한 공급업체의 물량 확대 의지가 더욱 감소했다.

▲ 지난해 1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포터블 SSD T7 터치. 출처=삼성전자

디램익스체인지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아직 감소하지 않고 신형 게임 콘솔 출시 날짜가 아직까지 코로나19로 인해 변경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낸드플래시 웨이퍼 시장은 3월과 4월에 단기 성장 모멘텀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라며 "그러나 하반기에 서버/데이터센터 및 게임 콘솔에 대한 수요가 하반기부터 코로나19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므로 2분기 말부터 가격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