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최소 186만명 이상이 희생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6일(현지 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 임피리얼칼리지 연구진은 올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하는 인구가 186만∼1045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임피리얼칼리지 연구진은 중국과 고소득 국가들에서 나타난 코로나19 전파력과 치명률 등의 정보를 토대로 2020년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및 사망자 수를 예측했다. 각국의 방역대책 수위와 시기에 따라 다른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바이러스의 확산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완전히 방치할 경우, 코로나19는 전 세계 전원에 가까운 인구를 감염시키고 이에 따라 4000만명이 숨질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사회적 거리 두기와 이동 제한 조처 등을 비롯한 강력한 코로나19 확산 저지 대책을 조기 시행한다면, 감염자 수를 4700만명 정도로 제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망률도 일주일 간 인구 10만명당 0.2명 수준으로 통제 가능해 전 세계 사망자 수가 186만명 규모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동일한 대응책을 실시하더라도 적절한 시기를 놓칠 시 감염자 수 규모가 24억명까지 폭증, 사망률도 일주일 간 인구 10만명당 1.6명 수준으로 8배 높아져 총 1045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우려됐다.

연구진은 여러 시나리오의 제시를 통해 각국이 진단 검사와 확진자 격리, 광범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코로나19 대응책을 얼마나 신속하고 강력하게 시행하느냐에 따라 수천만명의 생사가 갈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해 "각국 정부가 앞으로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의사 결정해야 할 부분들이 얼마나 큰 부담이 되는지 보여준다"며 "동시에, 신속하고 과감하며 복합적인 조치에 따라 수백만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돼 코로나19의 추가 유행을 방지할 수 있을 때까지 코로나19 방역대책를 어느 정도의 수위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동 제한 조치의 조기 해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앞서 이런 임피리얼칼리지 연구진의 시뮬레이션 결과는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책을 '완화형'에서 '억제형'으로 강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달 중순 연구진은 영국 정부가 억제형 대응책을 포기하면 영국에서 26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런 예측에 대해 "지나친 비관"이라는 반론이 뒤따르기도 했다. 이에 연구진은 "현재로선 어느 정도의 확실성을 갖고 코로나19 환자 수와 정확한 치사율 등을 예측하는 게 가능하지 않다"면서, 시뮬레이션에 대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감염병의 궤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