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과 러시아의 증산 경쟁이 벌어지며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에 증산 중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미국 경제의 중추인 셰일가스 업체들이 도산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우디가 증산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미국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25일(현지시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전화를 걸어 증산 경쟁을 멈춰달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금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라며 "사우디가 글로벌 에너지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한편 G20의 리더로서 이 상황을 안정시킬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최근 사우디는 코로나19로 원유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러시아에 감산을 요청했으나 러시아가 이를 거부하자 즉각 공격적인 증산으로 돌아선 바 있다. 그 여파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30달러가 붕괴되며 크게 하락하고 있다. 최근 각 국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오며 국제유가가 소폭 반등했으나, 아직은 그 위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 채산성이 낮은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 배럴당 30달러의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 미국 셰일가스 업체 70%가 도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이 다급하게 사우디 달래기에 나선 셈이다.

다만 사우디가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군이 시리아 내전에서 사실상 발을 빼며 두 나라의 공조에도 균열이 간 상태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미국은 달러를 풀어 비축유를 확보해 국제유가 하락에 대비하는 한편 지속적인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