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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의 미래전망] 코로나19가 유럽 경제에 끼칠 파장

메르켈 총리 자가 격리

중국발 코로나19 확산 기세가 상상 이상이다. 유럽연합(EU)를 주도하는 독일까지 강타했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독일의 대응. 속수무책으로 끌려가고 있다. 심지어 독일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까지 진단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월 22일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와 접촉해서 그날부터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총리 대변인은 “메르켈 총리는 자가에서 업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며, “며칠 동안 계속해서 진단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 대변인실이 전한 내용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를 피하려다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생겼다. 발표 이틀 전인 3월 20일 오후, 메르켈 총리는 폐렴구균 예방 백신을 맞았다. 그런데 백신 투여 의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22일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자가격리 직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메르켈 총리는 그 자리에서, 독일 내 2명 이상 모임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든 식당과 미용실 등이 문을 닫으며, 식당은 배달 서비스만 가능하게 되었다.

이런 무시무시한 독재는 제2차 세계대전 아돌프 히틀러 총통이 이끌던 나치당 시대 12년(1933-1945)을 연상시킨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코로나19 실시간 집계 현황에 따르면, 3월 22일 현재 독일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23,974명, 사망자는 92명이다.

의료시스템 붕괴 위기를 맞은 유럽 각국

유럽 최강대국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자가격리될 정도이니, 다른 나라들 사정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고, 경제 상황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긴급 조치들을 계속 내놓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 진원지 이탈리아는 최근 이틀간 증가세는 다소 약화한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뒤늦게 확산세가 이어진 프랑스와 스페인 등 일부 국가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려 있다. 의료시스템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지경이다.

▲ 지난 3월 19일 사재기로 인해 물건이 동난 런던 슈퍼마켓. 뉴시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3월 23일 오후 6시 기준, 누적 확진자 수 63,927명, 누적 사망자 수 6,078명이라고 발표했다. 이탈리아는 연일 5,000명 이상씩 증가하던 신규 확진자가 4,000명 대로 감소한 것에 만족한 모습이다. 증가율도 한 자릿수가 되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코로나19 실시간 현황에 따르면, 스페인 확진자는 33,089명, 사망자는 2,207명. 독일은 메르켈 총리 자가격리 이틀 만에 확진자가 또 늘어 29,056명, 사망자는 118명이 되었다. 프랑스는 확진자 20,104명에, 사망자 862명이 되었다.

이외에도 스위스가 확진자 8,547명에, 사망자 118명, 영국이 확진자 6,724명에, 사망자 336명, 네덜란드가 확진자 4,764명에, 사망자 214명 등을 나타내고 있다. 이 뒤를 이어 벨기에, 오스트리아도 확진자 3,000명을 넘었다. 가히 심각한 상태인 것이다.

후속 협상 시작도 못 한 브렉시트

코로나19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브렉시트 후속 협상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후속 협상을 제대로 시작조차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로 예정된 전환 기간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3월 20일, 영국 총리실은 데이비드 프로스트 수석보좌관이 가벼운 증상을 보여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 최측근 프로스트 보좌관은 EU와의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이다. 수석대표가 참석할 수 없으니, 협상이 어렵다.

그런데 영국만 문제인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도 사정은 비슷하다. 유럽연합 미셸 바르니에 협상 수석대표도 지난 3월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본인 스스로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집에서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2일부터 5일까지,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1차 협상을 벌인 영국의 프로스트 대표와 유럽연합의 바르니에 대표. 2차 협상을 영국 런던에서 3월 중순에 벌일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했고, 공교롭게 두 사람 모두 확진자가 되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 되면, 2차 협상은 4월이 아니라, 5월에도 열기 힘들게 될 것 같다. 다행히 협상 대표들은 건강을 회복할지 몰라도, 협상은 대표 두 사람만 만난다고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협상하러 만났다가, 코로나19 걸리면 그게 더 문제이다.

코로나19가 불러올 유럽 경제의 파장

유럽 주요 증시는 지난 3월 23일 일제히 하락하며 마감했다. 국가마다 매일 수천 명씩의 확진자, 사망자가 늘어나는 데다, 기업의 경제 활동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런던 증시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79% 떨어진 4,993.89, 프랑크푸르트 증시 DAX 지수도 2.10% 하락한 8,741.15로, 파리 증시 CAC 40 지수는 3.32% 내려간 3,914.31, 범유럽지수 유로 Stoxx 50 지수도 2.47% 빠진 2,485.54.

유럽 각국은 각종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큰 효과를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경제를 부양할 동력 자체가 유럽에 없기 때문이다. 공장과 시장도 협소해졌고, 4차 산업혁명 중심에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유럽의 실체를 보여준다. 유럽 각 국가는 의료보건 환경이 노후화되었을 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총괄하는 국가 통제력이 허술하다. 유럽연합 27년이 가져온 결과이다. 책임과 권리가 애매한 유럽인의 울타리는 유럽을 약하게 만들었다.

미국보다 강한 유럽을 꿈꾸며 만든 유럽연합은 브렉시트가 제기될 때부터 한계점을 드러냈다. 버티고 버틴 영국이 브렉시트를 선언했고, 코로나19로 이탈리아가 나자빠질 상황이다. 프랑스라고 버틸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상황은 독일도 마찬가지.

2020년 신년벽두,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유럽연합. 이 사태는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를 떠올린다. 같은 듯 보이지만, 다른 두 사건. 유로존 재정위기는 경제 규모 작은 유럽 약소국에서 주로 발생했고, 코로나19는 인구 많은 유럽 강대국에서 터졌다.

브렉시트를 선언한 영국에 대해 선전포고를 했던 유럽연합. 이젠 역내 국가 간 통행까지 차단할 고려한다. 이상적인 국가 간 결합처럼 보이던 유럽연합은 위기 때마다 연합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곤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럽연합은 해체될 수도 있다.

이성민 미래전략가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20.03.25  11: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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