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P2P 플랫폼의 위기입니다.

실제로 한 때 핀테크 시장의 주역으로 활동하며 급격히 몸을 불린 이들은 렌딧과 8퍼센트, 팝펀딩 등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지금은 말 그대로 ‘시한폭탄’이 되는 분위기입니다. 금융당국은 23일 P2P대출 잔액이 2조원을 훌쩍 넘어섰으나 연체율도 15%를 돌파했다며 투자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상태입니다.

 

업계에서는 P2P금융협회 소속사나, 이를 탈퇴한 모든 기업들도 비슷한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봅니다. 10% 수준의 중금리 대출을 핵심으로 급격히 몸을 불렸으나 시장의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나며 P2P 업계 전반의 회의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P2P 업계를 과연 핀테크로 분류해야 하는가’는 근본적인 질문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유자금을 ‘굴리며’ 개인과 개인의 연결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플랫폼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으나, 중금리 대출 등 단순하고 획일적인 방식의 플랫폼 기술을 두고 ‘금융의 비전을 바꾼 핀테크 중 하나’로 불러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특정 기술과 플랫폼이 단순하고 기계적이라도, 세상을 바꾸는 핀테크의 지위에 오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한 연결을 통해 소소한 혁신을 추구하면서 세상의 발전을 끌어당기면 그 누구에게나 혁신의 자리는 마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P2P 업계는 이 소소한 혁신의 지위에도 어울릴 수 없어 보입니다. 소소한 혁신이 되기에 15% 이상의 연체율은 역으로 소소한 모든 이들의 아픔을 담보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산업과 산업의 충돌 과정에서 생기는 성장통도 아니며 새로운 비전으로 나아가기 위한 아픔도 아닙니다. 단지, 불특정 다수의 눈물일 뿐입니다.

▲ 출처=갈무리

결국 P2P 업계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합니다. 강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천동지할 기술력을 가지지 못해도 소소한 혁신으로 가는 길은 아직 유효하며, 이제 그 길로 자연스럽게 합류할 수 있는 기회만 잡으면 됩니다. 한 뼘이라도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P2P 업계는 더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개인과 개인의 연대를 더 다양한 모델로 끌어낼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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