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장영일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증가세를 멈추고 최근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매매가 쏟아지면서 코스피의 낙폭도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가 급증하기 시작한 2월24일 10조5435억원까지 치솟았던 신용융자 잔고는 3월18일 기준 8조1417억원으로 22.8%(2조4018억원) 빠졌다.

현재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작년 9월 6일(8조5171억원) 이후 6개월여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통상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많을수록 주가 상승을 예상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반등 기대감이 크면 잔고가 증가한다. 

반대매매도 신용융자 잔고를 줄어들게 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샀지만 기한 내 대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담보로 맡겼던 주식을 강제로 팔아 미수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가 갚지 못한 결제대금인 미수금이 늘면 반대매매가 증가하게 된다.

2일부터 12일까지 주식 반대매매 규모는 하루 평균 137억원으로 2009년 5월(143억원) 이후 10년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심리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증가했지만 주가 하락세가 길어지면서 반등 기대감이 꺾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국들의 연이은 셧다운(봉쇄) 조치 속에서 국내 주식시장이 11거래일간 25.7% 폭락하는 등 경기침체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날도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8.39% 내린 1457.6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동시에 8% 넘게 폭락하면서 두 시장의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또 발동됐다. 외국인이 6166억원 순매도하면서 11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갔다. 개인은 2462억원을 순매수에 나섰지만, 전날 9136억원 순매수와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