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8일 롯데쇼핑에 대한 신용등급을 철회했다.

무디스는 철회 사유에 대해 "롯데쇼핑의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을 자체적인 사업상의 이유로 철회하기로 했다"고 고지했다.

일반적으로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은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할 때 회사가 원금을 상환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통상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의 철회는 부정확한 재무 정보를 제공했을 경우, 부도·채무조정 등 중대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인수합병의 경우, 이외 기업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이뤄진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날 "더 이상 해외 채권 발행 계획이 없기 때문에 굳이 무디스의 신용등급 평가 서비스를 받을 필요성이 없다고 재무팀 차원에서 판단했다"라며 "평가 과정에서 드는 비용도 불필요하다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주식 발행 등에 따른 자금조달 부분의 경우 한국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정상적으로 신용등급을 받고 있기 때문에 차질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이 자금 조달 계획이 없어 신용등급을 철회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달 롯데쇼핑 영업이익 감소, 차입금 증가 등을 반영해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또 신용등급 역시 투자적격 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Baa3'를 부여했다.

당시 유완희 무디스 선임연구원은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에 대해 “롯데쇼핑의 재무 레버리지 비율이 지난해 상당히 약화된 데 이어 향후 1~2년간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쇼핑의 백화점 사업은 전자상거래 업계와의 경쟁에 대한 대응력이 대형마트보다 양호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당시 무디스는 롯데쇼핑의 부진한 수익성이 지속되거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에비타(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조정순차입금 비율이 지속적으로 5.0배~5.5배를 상회할 경우 동사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