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매업체들이 면역력이 약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은 노약자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 식품 매장으로는 달러제너랄(Dollar General)이 처음으로 노약자를 위한 별도 쇼핑 시간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출처= Fox News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18일 오후 현재 코로나19의 감염자는 전세계적으로 20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사망자도 거의 8000명에 이른다. 각국 정부는 이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제한하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것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코로나 19가 급속하게 확산됨에 따라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비자들의 사재기가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슈퍼마켓들은 빈 진열대를 다시 채우고 공포에 사로잡힌 쇼핑객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노인 전용 시간제 운영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일부 소매업체들이 면역력이 약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은 노약자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CNN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 식료품 체인점 울워스(Woolworths)는 노약자와 장애 고객을 위해 한 시간 일찍 매장 문을 열고 이 시간에는 노약자들만이 매장 출입을 허용한다. 울워스는 호주 전역에 99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호주 최대의 슈퍼마켓 체인이다.

이 회사는 웹사이트를 통해 "회사가 매장 문을 한 시간 일찍 여는 이유는, 지난 주 수요자들이 전례 없이 한 꺼 번에 몰리면서 지역사회의 많은 노약자들이 필수품들을 사지 못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울워스 대변인은 "이 노약자 전용 시간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운영한다"고 말했다. 이 시간 대에 매장에 들어가려면 정부가 발급하는 연금수령자 카드나 노인카드를 소지해야 한다.

호주의 또 다른 슈퍼마켓 체인 콜스(Coles)도 지난 주 이른 아침 ‘주민을 위한 시간’(community hours)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북아일랜드의 웨스트 벨파스트의 쇼핑 센터에 있는 식품점 아이슬랜드 푸드(Iceland Foods)도 노약자와 장애인들 전용 쇼핑 시간을 운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른 나라도 동참해야

미국의 유명 요리사 호세 안드레스는 미국 식품 체인점들도 이와 같은 노약자 전용 쇼핑 시간제도를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워싱턴 지역에 있는 레스토랑을 폐쇄하고, 레스토랑을 저렴한 가격의 테이크아웃 메뉴를 제공하는 지역 주방으로 운영하고 있다.

안드레스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슈퍼마켓들은 이른 아침 2시간 동안 60세 이상 노인 전용 쇼핑 시간을 운영함으로써 젊은층과의 접촉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 쇼핑과 배송을 위한 자원봉사 제도도 함께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가 상품 매장으로 유명한 달러제너랄(Dollar General)도 17일, 미국 식품 매장으로는 처음으로 노약자를 위한 별도 쇼핑 시간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달러제너랄의 타드 바소스 CEO는 “개장 첫 1시간을 노약자 전용 시간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노약자들이 먼저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한 우리의 결정을 다른 고객들이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비자들의 사재기가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슈퍼마켓들의 진열대가 텅 비어있다.    출처= MSN

뉴저지주 저지시티(Jersey City) 당국은 임산부 등 취약계층 고객에게 특별한 접근을 제공하기 위해 현지 식품점들과 협의하고 밝혔다.

오하이오주 로렌(Lorain)市 시장도 지역 언론인 WJW와의 인터뷰에서 “도시의 몇몇 식품점들이 노인들을 위해 특별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텍사스와 멕시코에 4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슈퍼체인 H-E-B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노약자들을 위한 특별 시간제를 시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H-E-B는 "회사 경영진이 이 방안을 면밀히 검토했지만, 보건 당국자들의 권고에 따라 이 방안이 고객에게 가장 좋고 안전한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H-E-B는 항상 텍사스를 염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시간 노약자들을 매장에 모이라고 요청하는 것은 안전한 생각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대신 회사는 지역의 푸드뱅크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매장 방문 대신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형 식품 체인점들은 고객들에게 온라인 주문과 배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쇼핑객들이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제한하도록 돕고 있다.

많은 식품점들은 또 직원들이 빈 선반을 다시 채우고 매장을 청소하고 소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영업 시간을 단축하기도 한다.

관계 당국 ‘사재기 필요 없다’ 강조

코로나바이러스 공포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손 세정제, 화장지 같은 제품들을 사재기하고 있고 신선 식품, 고기 선반들이 물건을 채우기가 무섭게 동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식품점 및 공급망 경영진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미국인들에게 식품과 기타 공산품들을 사재기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회동 후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의 공급 체인은 튼튼하다. 미국 국민들이 생활 필수품을 사재기하는 것은 전혀 불필요한 행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