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저금리 기조에 안전한 투자처가 떠오르면서 지난해 국내 리츠 상장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해 10월, 11월 진행된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는 상장 첫 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롯데리츠는 3000만주에 대해 청약 경쟁률이 63.28대 1을, NH프라임리츠는 3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NH프라임리츠는 증거금만 무려 7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연이은 리츠 상장과 더불어 한국 리츠시장은 성장 중이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리츠의 자산운용 규모는 51조5075억원이며 운용 리츠 수는 248개로 확인됐다. 리츠 제도 도입 후 한국에서는 2013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 27.9%를 기록하며 리츠 제도 도입 후 꾸준히 성장 하고 있다.

투자유형을 세분화한 결과 주택(61.3%), 오피스(22.9%), 리테일(10.3%), 혼합형(2.9%), 물류(1.9%), 호텔(0.8%) 순으로 리츠시장을 구성하고 있다. 주택과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리츠를 구분해 보면 주택리츠의 증가율은 20.6%이며, 상업리츠의 증가율은 12.3%이다. 최근 상업리츠는 경기 변동과 연계돼 있음에도 14.8%→12.6%→12.4%의 견조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국내 리츠시장이 주택에 중점돼 있던 것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올해는 물류센터, 임대아파트, 해외 부동산, 주유소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우량 리츠들이 공모 예정돼 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한국 리츠 시장의 성장에 선행돼야 할 것에 대해 “우량한 리츠 상품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오피스 리츠, 산업 리츠, 리테일 리츠, 주거 리츠를 비롯해 복합, 헬스케어, 삼림, 데이터센터, 스페셜티, 인프라 리츠 등 다양하다.

▲ 표 = 이코노믹리뷰

올해 공모 예정인 리츠는 이지스밸류플러스오피스리츠, 케이비안성로지스틱스리츠, 마스턴투자운용서유럽리츠,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트윈시티남산리츠, 캔달스퀘어리츠 등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에는 없던 상품들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공모 리츠 시장을 봤을 때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주요 공모 리츠를 살펴보면, ‘이지스밸류플러스오피스리츠’는 이지스자산운용이 태평로 빌딩과 제주조선 호텔을 자본으로 한 리츠로 공모규모는 약 2350억원이다. ‘제이알글로벌 위탁관리리츠’는 제이알투자운용이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 타워를 물건으로 한 리츠이며 공모 규모는 약 4000억~4500억원 정도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 위탁관리리츠’는 코람코자산운용이 SK네트웍스로부터 주유소를 인수해 200여 개를 공모리츠로 운용할 계획이다. 공모 규모는 약 1000억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광교센트럴푸르지오시티 내 상업시설을 물건으로 한 ‘미래에셋맵스제1호 위탁관리리츠’의 상장을 준비 중이다. 공모 규모는 700~800억원 정도다. 마스턴투자운용은 프랑스를 포함한 서유럽 4개 국가의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리츠를 상장할 계획으로, 공모금액은 2000억~2500억원이다. 이광수 미래에셋연구위원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첫 공모리츠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적은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리츠(REITs)’의 명과 암


리츠 투자의 매력은 ‘소액으로 부동산을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다. KB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4000만원을 넘겼다. 실물 부동산 투자를 하려면 ‘평당가’도 마련하기 힘들다. 그래서 리츠의 매력은 배가 된다.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상품이기 때문이다.

현 경제 상황에 적절한 투자 시점인지 의문이 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주식시장이 하루나 일주일 사이에 30%씩 빠지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도 같다고 말하지만,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리츠 시장은 실물 부동산 시장이 받는 체감적인 타격은 덜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면서 향후 변화를 예측하기 힘드나, 유동성이 증가하고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실물 부동산 투자는 유동성이 낮다는 약점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때문에 “유동성이 확보된 부동산 투자로 리츠(REITs)가 적합하다”며 “시점은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해당 물건이 공실이나 이런 우려가 없는지 임대수익구조가 안전한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스크가 아예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리츠 구성 물건들의 임대구조 부분들의 계약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지금은 투자 진입하는 게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리츠 운용사들이 어떤 리츠 상품을 운용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