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남구 신정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출처 = 네이버 거리뷰

[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지역 경제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조선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던 울산·거제·창원 등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국내 조선업황이 활기를 보이면서 지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자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선업의 선박 수주금액은 223억불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203억불, 이탈리아는 75억불, 일본은 61억불 등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중국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보였지만 하반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대형 선박을 집중 수주하면서 2년 연속 세계 2위를 지켰다. 

조선업이 장기 침체를 딛고 호황을 보이면서 해당 업종 종사자수도 증가세다. 지난달 발표된 ‘2020년 1월 사업체노동력조사’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조선업을 포함한 기타운송장비 제조업 종사자수는 14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5000명 늘었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2015년부터 감소세를 지속하다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째 증가하고 있다. 

조선업이 지역 산업 기반이 되는 울산과 거제, 창원 부동산 시장도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울산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8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창원 역시 6개월 동안 오름세다. 거제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현재(2020년 2월)까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파트값이 안정적으로 상승 전환되면서 거래량도 대폭 늘어난 모습이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울산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245건으로 전분기(3177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동기간 창원도 직전분기(2287건)의 2배가 넘는 4953건의 손바뀜이 이뤄졌다. 거제의 매매거래량 역시 3분기보다 187건이 더 늘었다. 

울산 북구 ‘송정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전용 84㎡는 지난 2월 4억67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8월보다 6700만원 이상 올랐다. 창원 성산구 소재의 ‘창원 센텀 푸르지오’ 전용 84㎡도 올해 2월 5억7500만원에 거래돼 반년 동안(2019년 9월~2020년 2월) 무려 1억900만원 상승했다.

울산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조선업을 기반으로 하는 자족 도시인 울산, 창원, 거제의 경우 해당 산업 업황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며 “한동안 침체됐던 조선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호조세를 보이면서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회복되는 등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굴지의 조선기업들이 위치한 울산, 창원, 거제의 지역 경기가 약 5년 만에 부활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한다”며 “특히 인구 유입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수록 시장 호황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