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 방문시 마스크를 착용하세요.”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매일 지하철역사나 지역방송을 통해서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하도록 방송하고 있습니다. 언제 나에게 닥칠지 모를 불확실한 질병의 위협, 마스크 품귀로 약국 앞 긴 줄을 서야 하는 초유의 상황들로 인해 모두 불편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지요?

최근에는 심지어 마스크 미착용시에 출입을 금지하는 장소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얼마 전에는 마스크를 판매하는 약국에서 이 문구를 부착해 원성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마스크 없어서 사러 갔는데, 마스크 없으면 출입금지가 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중국은 여기서 더 나아가 베이징시의 경우에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사람을 구금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바이러스와의 한바탕 전쟁이란 말이 과언은 아닌 듯 합니다.

반면에 이런 지침도 있습니다.“안면 마스크를 사용하지 마세요. 2019-nCoV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일반 대중들의 안면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저희 한국인들에게는 적잖게 당황스러운 이 지침은 어디의 권고일까요? 바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지침입니다. 앵글로색슨 국가들에서는 일반적으로 “마스크는 환자들이 착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불확실성은 양면의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불확실=불안=안전위협’으로 볼 수도 있고,‘불확실=기회=고위험 고수익’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죠. 재미있는 것은 불확실성에 대해 나라마다 이를 받아들이데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홉스테드 교수 연구에 따르면, ‘불확실성을 회피하는 정도 (Avoidance of Uncertainty)’가 높은 국가들은 ‘불확실성=위협’으로 받아들이고 변화를 불편해하며, 과감한 고위험 투자를 지양하는 성향으로 한국도 이에 해당됩니다. 무언가 불확실한 낯선 상황이나 변화에 대해 매우 불편하게 되죠. 최근 코로나 질병에 대한 우리의 수용 태도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대의 성향은 영-미계, 북유럽 국가들로 불확실성 회피성향이 낮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대영제국이 아메리카, 아프리카, 인도, 아시아까지 위험을 무릅쓰면서, 금, 향신료, 설탕 등 거래로 고수익을 창출했던 역사나 미국 이민자들의 서부개척, 골드러시 역사와 맥을 같이 합니다. 과거뿐만 아니라 현대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이 그룹 국가들은 리스크에 대한 회피성향이 낮아, 파생상품 및 벤처투자와 같은 고위험, 고수익에 투자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영-미 모두 고위험을 감수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경향으로 인해, 양국에는 다양한 헤지펀드, 파생상품, 벤처캐피탈 및 각종 스타트업 분야들에서 선도적인 투자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질병 확산에 대한 한국과 미국 질병통제 기관의 상반된 지침으로 돌아가 보죠. 얼마전 영국 YouGov사의 서베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위협에 대한 10개 국민들의 확연한 인식차이를 보여주더군요. 아시아 국가인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이 ‘매우 위협적’이라는데 36%~47% 답을 한 반면, 영국과 미국은 각각 5%, 8% 만이 매우 위협적으로 답하였습니다. 앞서 이야기 한 ‘불확실성 회피’ 국가별 성향과도 일맥상통한 경향을 보입니다. 즉, 불확실성 회피성향이 높은 국가들인 아시아 국가들의 코로나 바이러스 위협에 대한 심각성이 훨씬 높고, 반대의 성향인 앵글로색슨계, 북유럽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위협을 덜 심각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물론 발생 진원지에 가까운 아시아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더 위협을 느끼는 것도 한 요인이 되겠지만 말이죠.

국가와 문화마다 불확실성에 대한 수용자세가 다릅니다. 이러한 성향이 비즈니스에서도 발현되는 거죠. 불확실성의 시대에 모두 건강 유의하시고, 글로벌 비즈니스도 품위있게 지켜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