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하루 남은 ‘화이트데이’의 풍경도 변하고 있다. 집 밖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사람들은 아예 무계획이거나, 비대면 선물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유통가는 배송 마케팅으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13일 결혼정보회사 듀오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6일까지 연애중인 미혼남녀 총 502명(남 250명, 여 252명)을 대상으로 ‘화이트데이 데이트’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10명 중 8명(80.3%)이 데이트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본래 평상시 화이트데이에는 10명 중 8명(79.1%)가 데이트를 했다고 답했다.

이유는 여전히 코로나19 때문으로 나타났다. 과반수가 넘게 코로나19확산 우려로 인해 데이트를 꺼리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또한 코로나19가 평소 데이트를 하는 데 영향을 미치냐는 물음에 설문에 참여한 미혼남녀의 89.6%가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 한 편의점 앞에 화이트데이를 맞아 관련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외출과 만남이 자제되자 아예 홈파티로 돌리는 사람들도 생겼다.

롯데닷컴은 화이트데이를 앞둔 지난 일주일(5~11일) 홈파티를 위한 간편 조리식 매출이 직전 주 대비 118%까지 신장했다고 밝혔다.

특히 패밀리레스토랑인 애슐리에서 맛 본 요리를 똑같이 재현해낼 수 있는 ‘애슐리 쉐프박스’의 오리지널 시카고 피자와 치즈러버 멕시칸 포테이토 등의 주문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2인분 용량의 밀푀유나베, 더블체다 함박스테이크, 감바스 알 아히요, 마라탕 등의 요리를 손쉽게 완성해낼 수 있는 밀키트 주문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 CU가 선보인 화이트데이 맞이 ‘러브 딜리버리 박스’. 출처=BGF

직접 선물을 전달하기 보다는 온라인이나 혹은 선물하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늘어났다. 이에 유통가도 딜리버리 서비스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 밸런타인데이 전후 배달 건수가 전년 대비 88% 급증하면서, 화이트데이 역시 배달 마케팅을 선보였다. CU는 화이트데이를 맞아 배달앱 요기요와 30여종의 ‘러브 딜리버리 박스’를 출시하고 배달 무료 서비스를 내놓았다. 가나 초코바와 새콤달콤, 키커바 등으로 구성된 러브 딜리버리 박스 가격은 7000원부터 1만5000원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티몬도 밸런타인데이 당시 배달 특수를 톡톡히 누린 바 있다. 지난달 티몬의 선물하기 매출은 전년 대비 미용용품 608%, 패션잡화 525% 성장했다. 이에 티몬은 화이트데이를 맞아 모바일을 통해 기획전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200여개 제품에 대한 선물하기 기능을 추가했다. 특히 주요 선물 제품인 고디바 선물세트, 프라다 지갑, 향수 등 전 기획전 제품에 대한 무료 배송 서비스를 진행한다.

▲ 파리바게뜨가 선보이는 화이트데이 기획 제품 60여종. 출처=SPC

파리바게뜨도 외출을 자유롭지 못한 커플을 위해 홈데이트에 어울리는 화이트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14일까지 해피오더를 이용해 배달 주문 시 10% 할인, 포인트 5%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뚜레쥬르는 화이트데이 선물을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선보였다. 뚜레쥬르는 이모티콘 등을 콘셉트로 화이트데이 제품을 출시했다. 3월 한 달간 매주 화요일 배달의민족 앱 이용시 3000원 할인을 제공한다. 배달의민족 앱에 접속해 할인 페이지 ‘흩날리는 쿠폰들이’를 클릭해 할인 쿠폰을 발급받으면 된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로 유통업계 전체 ‘데이 마케팅’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홈 파티 문화와 딜리버리 선물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또한 편의점이나 가맹점들은 소비자의 거주지 근처에 곳곳이 분포되어 있고 많은 인파가 몰리지 않는다는 특징 덕분에 피해가 적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평상시에도 온라인 주문이 적은 편은 아니었지만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아예 전문 배달 서비스가 생겨나서 다른 의미에서 온라인 주문이 급증했다”면서 “이러한 서비스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 5월 가정의 달 까지 비슷하게 이어질 것 같다. 다만 어떻게 차별화할 지는 고민할 부분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