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라면세점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출처= 호텔신라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중국발 사드(THAAD) 보복 위기에서 벗어나 지난해 사상 최대매출을 기록하는 등 상승 분위기를 탄 국내 면세점 업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바이러스 확진자 동선으로 파악된 주요 상권의 점포들이 임시 휴업을 했던 것에 이어 강화된 입·출국 규제로 고객 수가 점점 줄면서 아예 운영 재개 기간을 정하지 않고 휴점해버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은 곳은 중국, 일본 등 근거리 국제선을 운항하는 김포국제공항 면세점이다. 두 나라 모두 우리나라와 상호간 입국절차 규제, 입국금지 조치가 시행되고 있어 김포공항의 이용객은 대폭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공항면세점을 이용하는 입·출국 관광객들이 줄었고 각 브랜드 면세점의 수익도 대폭 줄었다. 
 
롯데면세점은 12일부터 김포공항 면세점을 임시 휴점한다고 밝혔다. 매장이 다시 운영되는 재개점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측은 “1월 기준으로 하루 평균 24편에 이르던 국제선 운항이 일본의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 이후 1~2편 수준까지 줄었다”라면서 “김포공항 면세점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코로나19의 국내 본격 확진 이후 운영에 특별히 문제가 없었던 제주공항면세점도 12일부터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구로 콜센터 직원의 동선 중에 제주공항면세점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제주공항면세점이 코로나 관련한 문제로 문을 닫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도의 조사에 따르면 10일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구로 콜센터 직원 중 한명이 지난 8일 제주공항 면세점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제주공항면세점은 즉시 확진자가 방문했을 당시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던 직원들을 격리조치 시켰고 점포의 휴점과 방역을 실시했다. 김포공항과 마찬가지로 재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 출처= 한국면세점협회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는 일부 지점이 뿐만이 아닌 국내 면세점 업계 전체로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지난해 12월의 2조2847억원보다 약 11.3% 줄어든 2조24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도 1조9472억원에서 1조7017억원으로 약 12.6% 감소했다. 물론 이는 지난해 1월의 1조7116억원보다는 높은 수준이나 당시는 사드 보복의 영향에서 이제 막 벗어난 시점이고 지난 한 해 동안 면세점 매출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지속되던 상승세가 꺾인 것은 분명 부정적인 신호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영향이 온전하게 반영되는 2월 업계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지난달 단일 점포 기준 세계 1위 매출 면세점인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 그리고 장충동 신라호텔의 신라면세점은 모두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에 포함되면서 수 일 동안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이 기간 동안 두 점포는 수억원 대 이상의 손해를 감당해야 했다.  

▲ 코로나19의 여파로 고객이 줄어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지난 2월 국내 면세점 업계 상위 3사(롯데·신라·신세계)의 매출액은 약 105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실제 매출이 이러한 수준이라면 이는 지난 1월보다 약 51% 감소한 수준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관광의 제한이 유지되는 가운데서도 국내 면세점은 지난 한 해 동안 개별 단위 중국인 고객과 대리구매상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통해 매출로 사드 보복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성과를 이뤘다”라면서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 관광객들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고객이 확 줄었고 이는 공항면세점 뿐만 아니라 시내면세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