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블랙먼데이’의 충격을 딛고 5% 가까이 급반등하며 하루 만에 안정된 흐름을 되찾은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미국의 적극적인 재정부양책 기대감과 국제유가의 반등이 한몫했다.

10일(미국시간) 장 마감 무렵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72.12포인트(4.5%) 폭등한 24,923.14에 거래됐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24.04포인트(4.52%) 상승한 2,870.6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7.72포인트(4.5%) 급등한 8,308.39에 거래됐다.

다우지수는 장 초반 950포인트가량 올랐던 데서 한때 160포인트 이상 하락으로 급전 직하했다. 장 후반에는 대규모 부양 기대가 재부상하면서 급반등했다. 이 와중에 장중 변동 폭은 1300포인트를 초과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둔화를 막기 위한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시장심리를 안정시켰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집권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만나 행정부에서 구상 중인 경기부양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근로자들의 급여세를 올해 말까지 남은 기간 동안 완전 면제하거나 영구적으로 감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여세 감면 규모가 3000억달러(약 36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급여세 감면을 코로나19 사태에 맞선 경기부양책 뿐 아니라 재선 전략으로도 보고 있어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이 급여세 인하안을 통과시켜줄지 미지수다.

미 트럼프 행정부는 급여세 인하를 비롯해 추가적인 감세를 검토하고 있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도 예정돼 있다.

글로벌 증시를 패닉으로 몰아넣었던 국제 유가가 전일 폭락 이후 반등에 성공한 점도 주가 상승을 거들었다.

사우디 주도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안을 반대했던 러시아가 다시 감산 합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23달러(10.4%) 상승한 34.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5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이날 밤 8시16분 3.30달러(9.6%) 뛰어오른 37.66달러에 거래됐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시장 안정화를 위한 추가 협상 여지를 남기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하고 유가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지만 통화에서 구체적인 약속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6일 OPEC과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하루 150만배럴의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가 무산됐다.

그러자 사우디는 7일 오히려 석유 증산과 원유공식판매가격(OSP)의 배럴당 6~8달러 인하를 발표하며 국제유가의 폭락을 몰고왔다.

전날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20% 이상 폭락하며 걸프전이 벌어진 1991년 이후 29년만에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었다.

사우디의 증산 결정은 러시아를 감산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내고,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낮은 미국 셰일석유 업체들을 고사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제금값은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온스당 0.9% 내린 1660.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