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코로나 쇼크를 겨냥한 국내증시의 공매도 규모가 급증하면서 공매도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공매도는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뜻한다. 즉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해 시세차익을 누리려는 방법이다. 즉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폭락장세를 이용하려는 속셈이다.

9일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 포털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월 한 달간 발생한 총 공매도 거래 대금은 약 7조9293억원으로 전 달 약 4조8707억원 대비 38.57% 증가했다.

지난 1월 한 달간의 1일 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도 약 3965억원으로 전 달 2435억원 대비 38.57% 늘어났다.

이 같은 추이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난 지난 2월에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한 달간 발생한 총 공매도 거래 대금은 10조1823억원으로 전 달 1월 대비 22.13% 증가했다. 1일 평균 금액도 5091억원으로 전 달 1월 대비 22.13% 늘었다.

최근 6개월 간의 공매도 거래 대금을 살펴보면 올해 1~2월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 달 대비 0.38%, 11월에는 1.08% 총 공매도 거래 대금이 증가했다. 그러나 12월에는 오히려 18.83% 줄어들기도 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한 1~2월에 들어서 유독 공매도 거래가 증가한 것이다.

이를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기관, 개인, 외국인 모두에게서 1~2월 공매도 거래가 늘었다.

1월 한 달간 발생한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거래 대금은 4조959억원으로 전 달 대비 무려 48.44%나 증가했다. 지난 2월에는 5조119억원으로 전달 대비 18.28% 늘었다.

이는 지난 10월 전 달 대비 6.69% 증가한 데 이어 11월과 12월에 각각 8.97%, 4.53%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개인투자자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발생한 총 공매도 거래 대금은 653억원으로 전 달 대비 28% 증가했다. 2월에는 874억원으로 25.32% 늘었다.

개인 역시 지난해 10월 전 달 대비 5.80%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11월에는 7.82% 감소했다. 그래도 12월에는 12.10%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투자자의 1~2월 총 공매도 거래 대금을 살펴보면 개인투자자의 증가율과 비슷하다. 1월에는 3조7681억원으로 전 달 대비 28.03% 증가했다. 2월에는 5조829억원으로 전 달 대비 25.87% 늘었다.

외국인의 지난해 10월 총 공매도 거래 대금을 들여다보면 전 달 대비 4.33% 감소했다. 11월에는 7.46% 늘기도 했으나, 12월에는 다시 30.51% 줄었다.

이처럼 공매도 거래가 많이 발생했던 1~2월에 지정된 공매도 과열 종목을 살펴보면 1월에만 무려 19종목이다. 웅진, 휴니드, 한국석유, 퍼스텍, 덴티움, 하나투어, 한올바이오파마, LG생활건강, GKL, F&F, CJCGV, 한국금융지주, 하나투어, 현대위아, 파미셀, 우리들휴브레인, 동양네트웍스, 금호석유, 갤럭시아에스엠 등이다.

2월에는 15종목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서연, 계양전기, 신풍제약, CJ, 덕성, CJ씨푸드, 웅진코웨이, 한국콜마, 이수화학, 비상교육, 사조씨푸드, 흥국화재, 이수페타시스, 엔케이, 대유에이텍 등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메리츠종금증권과 롯데지주 2종목, 11월 8종목, 10월 5종목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현재 3월에는 서울식품 1종목이 지정된 상황이지만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7300여명을 넘어선 가운데 투자자들의 공매도 거래는 3월에도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이정의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주식시장부장은 "공매도 거래 대금뿐만 아니라 전체 거래 자체가 늘었기 때문에 데이터를 분석해봐야 정확한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체 거래 중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늘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라며 "아직은 단순하게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해석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