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안겨주는 불확실성과 계속된 저금리에 초보 투자자들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이에 적극적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채권에 쏠리는 중이다. 그럼 채권 투자가 처음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 사진=이미지투데이

채권,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

채권은 정기예금은 아니지만 나라나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 보장에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어 국채의 경우는 안전자산으로 많이 인식한다. 물론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도 특히 글로벌 우량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은 안정성이 높은 자산으로 평가해준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당연히 은행 예금보다 높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채권에 대해 “투자대상을 잘 선택하면 이자 수익 등을 통해 현금을 따박따박 받을 수 있는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채권은 만기시에 이자수익뿐만아니라 싸게 매수해서 높은 가격에 매도하면 유통시장에서 자본차익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상품이기도 하다.

신동일 국민은행 대치PB센터 부센터장은 “안전 성향을 갖고 있으면서 ‘정기예금 플러스 알파’를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국채 등 우량한 채권 투자가 제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금리인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단기 채권보다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금리인하 시기에는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겨냥한 단기적 투자보다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향후 금리가 하락할 경우 가격 상승폭이 더 커지기 때문에 장기물을 선호하는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50%를 전격 인하하는 등 금리하락 추세가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아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금리 하락 사이클에선 채권의 투자 수익률이 좋았다”며 “경기 방어 관련 주식을 사는 것보단 채권이 우월하다”고 설명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채권에 모멘텀이 생기기 때문에 투자하기가 좋아진다”고 말했다.

회사채는 등급 확인이 필수

전문가들은 채권 중에서는 특히 국채와 우량 회사채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안예하 연구원은 “채권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국채와 우량 등급의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등급이 낮은 채권은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공동락 연구위원도 은행의 금리가 낮은 요즘 상황에서는 우량 회사채를 사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회사채에 투자할 경우에는 해당 회사의 신용등급을 잘 봐야한다. 투자한 회사가 갑자기 위기에 몰린다든가 문제가 생기면 상환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채권의 회사 사정과 시장의 신뢰도 등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

신 부센터장은 “AA등급 이상을 추천한다”며 “B등급도 위험하니 최소 A등급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갑자기 재무제표가 좋아졌다고 해서 신생회사의 채권을 사는 것은 위험하고, 그 동안 채권 발행이 없었는데 갑자기 발행한 경우여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락 연구위원은 “AA-이상을 추천한다”며 “요즘에는 A가 두개는 들어가야지 하나라면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등급에 B가 들어가면 일반적으로 리스크가 있는 기업으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재무상황이나 경영환경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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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채권 투자는 ‘환 투자’

만일 해외 채권에 투자를 하게 된다면 금리와 더불어 환율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한다.

강승원 팀장은 “보통 채권에 투자하면 금리가 몇프로인지를 따져보는데, 해외 채권의 경우 특히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신흥국 채권이라면 금리가 아니라 환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외 환에 대한 투자기 때문에 금리를 보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환차익이나 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환에 대한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채권은 안전자산임에도 주의할 점들이 있다.

안 연구원은 “갖고 있는 채권을 나중에 현금화 시킬 때 회사의 사정이나 리스크 등에 따라서 현금을 회수하지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만기 전에 깨면 손해…채권 펀드도 방법

신 부센터장은 채권의 만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채권도 보험처럼 만기까지 가져가야 유리하다”며 “중간에 해지하면 손해”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정기 예금은 원금이라도 건질 수 있지만 채권은 그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을 살 때는 중간에 찾아 쓰지 않아도 될 자금을 이용해야 한다는 게 신 부센터장의 조언이다.

그는 채권을 사는 창구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예를 들면 증권사의 경우 채권 상품은 다양하지만 등급이 낮은 것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증권사들이 하이 리스크와 하이 리턴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반면 은행의 창구를 이용해 채권에 투자한다면 상품의 종류는 적지만 비교적 등급이 높다는 설명이다.

신 부센터장은 “증권사의 경우 선택의 폭은 넓으나 시장이 안 좋을 땐 낮은 등급들이 섞여있다”며 “너무 선택의 폭이 넓어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채권을 잘 모르는 초보 투자자라면 직접투자보다는 채권 펀드에 가입하는 등의 간접투자를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