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검진의 풍경을 담은 일러스트. 제공=365mc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긴 하지만 막상 결과를 손에 들고 나면 다소 '찝찝'해지는 사람들이 많다. 큰 질환은 없어도 일부 항목에 대한 '주의 요망' 소견을 받았기 때문이다. 결과를 받아든 직후 만큼은 '올해는 꼭 건강 관리해야지' 하고 결심하지만, 막무가내식 접근으로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자신의 몸에 있어 주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체계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보통 몸 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하는 방식은 '체중 감량'이다. 당수치, 간수치, 혈압 등 여러 건강 지표들은 실제 비만과 연관성이 높다. 비만클리닉 365mc 영등포점 소재용 대표원장을 통해 '2020년 더 건강해지는 법'을 들어봤다.


높은 당수치, 비정제 탄수화물·고단백 식단으로 관리


만약 건강검진 결과에서 당뇨병이 걱정될 정도로 높아진 당수치가 발견됐다면 식단부터 바꾸길 권한다. 현대인의 주식인 쌀밥부터 면과 빵, 떡 등 자주 찾는 간식들까지 혈당을 빠르게 높이는 고탄수화물 식품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대신 '좋은 탄수화물'로 꼽히는 통곡물과 통밀빵 등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두부, 달걀 등을 통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좋다. 허나 후추와 소금 정도로만 간이 되지 않은 이상, 양념에도 대부분 당분이 들어가므로 안심할 수 없다.

이미 탄수화물에 중독되다시피 한 사람은 처음 고단백 식단을 접할 때 어쩐지 '허전한' 느낌을 받는다. 특히 평소 백미·밀가루·설탕 등 '3백(白) 탄수화물'의 섭취가 잦은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 정제 탄수화물을 먹으면 쉽게 배부르지만 또 금세 배고파진다. 동시에 혈당은 급격히 오르내리는 등 변화폭이 커진다. 어느새 당신은 '당 떨어진다'며 탄수화물을 갈구하게 되는 것이다.

소재용 원장에 따르면 탄수화물은 뇌의 유일한 에너지원이므로 저절로 뇌는 탄수화물의 고갈에 예민해진다. 흔히 말하는 '당 떨어질 때' 우리가 무기력하고 집중력도 낮아지는 현상은 이 같은 맥락이다.

이어 소 원장은 "이런 현상을 방지하려면 혈당을 천천히 올려주는 양질의 탄수화물을 섭취해 혈당수치를 꾸준히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면서, 당이 떨어질 때는 카카오 함유량 70% 이상의 초콜릿이나 견과류를 먹으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당분을 충분히 보충할 뿐 아니라 미네랄과 항산화 성분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지방간, 단 음료부터 줄이자


평소 술은 잘 안 마시는데 간수치가 높고 자꾸 복부지방이 두둑해진다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의심해볼 수 있다.

지방간은 간에 지방 비중이 5%가 넘는 상태로 현대인에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나, 방치하면 심각한 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관리가 필요하다. 치료약이 따로 없고, 오로지 식단 조절과 유산소운동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 간에 축적된 지방은 지방흡입으로도 제거할 수 없다.

소재용 원장은 "한국인의 지방간은 탄수화물 중심의 식습관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며, 평소 열량 섭취량의 4분의 1을 줄이고 당질 제한식(당질↓지방·단백질↑)을 병행할 것을 권고했다.

갑작스러운 절식이 망설여진다면 일단 식후 코스처럼 챙기던 달콤한 커피나 음료부터 끊어보자. 음료의 달달한 맛을 내는 성분은 주로 '과당'인데, 이 당분은 간에서만 대사되며 지나치게 유입될 경우 지방 성분으로 변하면서 지방간을 가속화한다.

최근 한국식품연구원에 따르면 떫은 맛을 내는 '탄닌산'이 지방간을 억제하고 다이어트를 돕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폴리페놀류의 하나인 탄닌산은 혈관 탄력을 높이고 혈액 순환을 원활케 할 뿐만 아니라, 지방 축적과 연관된 유전자가 발현되는 것을 억제한다. 사과, 녹차, 드라이한 레드와인 등에 풍부히 들어있다. 다만 이를 과다 섭취하면 철분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심장건강·체중감량 둘 다 잡는 TLC다이어트 어때?


건강검진 후 "LDL콜레스테롤 관리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면 'TLC(Therapeutic Lifestyle Changes) 다이어트'를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로 분류되는 LDL콜레스테롤은 덩어리로 뭉쳐 혈관벽에 붙은 상태인 '죽상경화'를 일으킬 수 있다.

LDL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떨어뜨리려면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200㎎ 이내로 조절하고 삼시 세 끼마다 최대 43.5g의 식이섬유를 흡수해야 하는데, 이런 면에서 TLC다이어트는 LDL콜레스테롤 관리에 적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TLC다이어트의 핵심은 포화지방 섭취량을 일일 칼로리의 7%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다. 우유·버터·소시지·햄 등 가공육류은 피하고, 대신 저·무지방 유제품과 과일 및 채소 등의 섭취량을 늘리는 방식이 골자다. 미국심장학회는 이를 심장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이요법으로 권장하기도 했다.

소재용 원장은 "매일 최대 4접시의 과일과 3~5 접시의 채소를 섭취하는 게 TLC다이어트의 포인트"라며 "육류는 매일 약 140g 이상 섭취하되 붉은 고기 대신 닭고기·칠면조 등 가금류나 생선으로 대체하라"고 전했다.

이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등 다양한 대사질환에 걸리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상태인 사람들이 많다"고 진단, "가장 먼저 식탁을 바꿔야 신체가 제 기능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