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코로나19 국내 확산의 여파는 산업분야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이뤄지는 거의 모든 활동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와 여행업계는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국내 문화콘텐츠 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연, 전시, 시사회 등 많은 이들이 모이는 문화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일정이 연기되면서 관련 업계도 긴장하기 시작했다. 

▲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된 방탄소년단 컴백 기자회견. 출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K-POP 아티스트 관련 행사 잇따른 취소 

전 세계를 뒤흔든 K-POP의 인기를 이끌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지난 22일 정규 4집 앨범 ‘맵 오브 더 솔: 7(MAP OF THE SOUL: 7)’의 발매 이틀 후인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컴백 기자간담회로 전 세계 팬들에게 인사를 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코엑스 전시장에서 예정된 수많은 박람회와 행사가 취소됨에 따라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최소한의 감염 확산 가능성도 차단하기 위해 24일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방탄소년단 글로벌 기자간담회’는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하기로 했다”라고 23일 밝혔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팬들에게 컴백을 알렸다.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 않는다면 오는 4월 11일, 12일 그리고 18일, 19일까지 총 4일로 예정된 방탄소년단의 라이브 콘서트 <BTS MAP OF THE SOUL TOUR>의 일정도 다시 고려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방탄소년단의 컴백과 콘서트를 학수고대하면서 기다려 온 전 세계 아미(ARMY·방탄소년단의 팬클럽)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K-POP 그룹 세븐틴(Seventeen)도 오는 22일부터 3월까지 말레이시아, 대만, 스페인, 프랑스, 영국, 독일까지 이어지는 라이브 투어 콘서트를 전면 취소했다. 이에 대해 세븐틴의 소속사인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 관객 그리고 현장 스태프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콘서트 취소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수많은 국내 아티스트들의 쇼케이스나 공연, 팬사인회 등 행사들도 연이어 취소됐다. 

▲ 출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영화 업계도 '비상' 

코로나19의 여파는 영화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0년 1월~2월은 최근 5년(2016~2020년) 동안 영화 관객 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2월(23일까지 누적 기준) 국내 영화 관람객 수는 1630만3286명을 기록했다. 현재 추이대로라면 1, 2월 누적 관객 수가 2000만명 미만을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다수의 관객들이 같은 공간에서 작품을 관람하는 영화관의 특성상 바이러스 전염의 가능성도 높을 수 있기에 국내 관객들이 영화관 방문을 부담스러워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러스 확진자가 잠시 방문했다는 서울시내 한 극장은 일시적으로 영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신작 개봉을 앞두고 진행되는 언론시사회, 인터뷰 등 일정도 취소되거나 순연되고 있다. 2월 내 개봉이 예정됐던 영화 <사냥의 시간>은 개봉일자를 순연함과 동시에  25일 오후 2시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몰점에서 진행할 계획이었던 언론시사회도 취소됐다. 24일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영화 <결백>의 언론/배급 시사회와 일반관객 시사회 그리고 주연배우들의 라운드 인터뷰도 전면 취소됐다.

그 외에 영화 <온위드: 단 하루의 기적>, <인비저블맨>, <더 보이2: 돌아온 브람스>의 언론/배급 시사회 역시 취소됐다. 영화 <비밀정보원: 인 더 프리즌> 오프라인 시사회는 온라인 스크리닝(온라인 링크로 작품을 관람하는) 시사회로 변경됐다.  

CJ CGV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극장을 방문하는 국내 관객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라면서 “이러한 악재가 계속되면 영화 제작사들도, 극장들도 모두 힘들어질 것이기에 각 관계기업들은 모두 노심초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는 유통업, 여행업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 산업의 영역에도 지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항공, 여행, 관광영역까지 미치는 부가적 경제효과가 상당히 큰 방탄소년단 라이브 콘서트의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국내 가요계뿐만 아니라 연관된 산업군도 긴장하며 현재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