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정부의 '2·20대책'으로 경기 남부권 5곳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됐다. 수원 권선구·영통구·장안구와 안양시 만안구와 의왕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된 이들 지역에서 총 7932세대 분양이 예정돼 있다. 이번 대책으로 시장의 과열은 잠시 주춤할 것으로 보이지만, 서울 규제를 피한 수요자들의 발걸음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힐스푸' 3억~4억원 대 웃돈,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15만명 청약...다음 타자는? 


팔달8구역 재개발인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는 1순위 청약에 15만명의 통장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 145.7대 1를 기록해 '역대급 청약률'을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팔달6구역 재개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이하 '힐스푸')이 1순위 청약에 7만5000여개의 통장이 몰렸고, 평균 경쟁률이 78.3대 1이었던 것에 비하면 2배 늘어난 수치다.  

▲ (왼쪽) 지난해 '힐스푸' 분양 현장. (오른쪽)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공사현장.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의 분양권은 오는 6월 경 전매제한이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는 조합원 물량도 몇 개 남아 있지 않다.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대기하는 고객들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힐스푸'는 전용면적 74㎡가 3억8500만원에 분양됐다. 네이버 부동산 매물정보에 따르면 7억1210만원까지 호가가 나와 있는 상태다. 

이제 팔달구 분양 열기는 오리무중이다. 한동안 분양시장을 달궜던 '전매제한 6개월'이란 큰 장점은 사라지게 됐다. '2.20 부동산 대책'으로 수원 팔달구가 조정대상지역 전매제한 3지역(당첨일로부터 공공택지 1년, 민간택지 6개월)에서 1지역(소유권 이전등기일)까지 올라갔기 때문이다.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쌍용더플래티넘 오목천역'은 분양 예정이 초기 분양 계획보다 미뤄졌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3월 초로 예정돼 있는데 인허가 문제 등으로 확답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팔달구 '노른자' 중 남은 권선6구역과 팔달10구역은 분양 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 일정을 바로 앞두지 않은 이상 좀 더 늦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분양이 재개된다면 팔달10구역이 먼저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팔달구청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권선 6구역은 철거에 들어가기 위해 보상 이주 단계이고, 팔달10구역은 현재 철거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안양 만안구, 개발돼야 할 곳 많다", "의왕, 전체적으로 오른 건 아냐"


▲ 지난해 말 서울에서 투자자들이 몰려 왔다는 안양시 만안구 아파트 단지.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지난해 안양시 만안구 안양2동 18-1번지 일대에 공급되는 '아르테자이'는 만안구 최초로 3.3㎡당 2000만원 대를 넘었지만 완판에 성공했다. 당시 이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052만원이었다. 일반 공급 물량은 주상 복합 뿐이라 수요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다만 사업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서울에서 수요자들이 내려올 것이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한국감정원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안양시 만안구에서 2019년 1월 서울 및 기타 지역 거주자가 아파트 매입한 건수는 총 19건이었다. 2020년 1월에는 107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분양한 '아르테자이' 웃돈은 현재 2억5000만~4억원 선에 나와 있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 당시 평균 32.4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무순위 청약에서는 총 8가구 모집에 3만3524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4191대 1을 기록했다.

만안구 시장 관계자들은 "만안구는 아직은 발전돼야 할 시기"라며 대책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만안구 쪽은 경수대로 중간 라인으로만 발전이 됐다"며 "안양7동이나 안양9동 쪽은 많이 낙후돼 있다"면서 "억울하다"고 전했다. 

석수동에 위치한 D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안양 아파트도 그렇게 많지 않다"며 "분양 예정인 단지도 안양1동 진흥아파트 재건축 외에는 크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연이어 내는 정책에 대해 "어느 한 부분만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 의왕시 내손e편한세상. 출처 = 네이버 거리뷰

의왕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의왕에서 오랜 기간 공인중개업을 한 김씨(가명)는 "의왕시는 분양 예정 물량이 많이 없다"며 "의왕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점이 의아하다"고 전했다. 

한국감정원 월별 행정구역별 아파트 매매 거래 현황에 따르면, 의왕시에서 2019년 1월 총 96호가 거래됐다. 지난해 12월에는 469호로 거래 건수는 388.5% 상승했다. 올해 1월에는 486호로 더욱 늘었다. 

의왕시 오전동에 위치한 E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구축 아파트들이 재개발 사업이 진행된다는 얘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매가가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인근에 있는 준공된 지 30년 가량 된 아파트 단지는 84㎡ 기준 5억원 선이다. 

의왕시 내손동과 포일동은 물건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의왕시 내손동에 위치한 F 공인중개업소는 "내손e편한세상 30평대는 7억7000만~9억원 선에 나와 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9일 해당 단지 30평대는 8억5000만원과 8억6750만원에 실거래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 이후로도 호가는 계속 높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 출처 = 부동산114

새롭게 조정대상지역으로 된 수·안·의(수원, 안양, 의왕) 부동산 시장 반응은 기다려봐야 한다는 전망이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없던 대출 규제가 생기기 때문에 규제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면서도 "서울에서 밀려 내려오는 수요들이 이제는 투기 수요라고만 볼 수 없어서 중장기적으로 분양 시장은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