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은 빈번해진 금융사고로 인해 금융신뢰 저하가 증권업 전체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용도 측면에서 라임 사태가 은행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은행업보다 증권업이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단기적으로 배상책임이나 과징금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장기적으로도 자산관리 시장 위축 여파를 피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지난 19일 ‘최근 빈번해진 금융사고, 원인과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빈번해진 금융사고로 인해 금융신뢰 저하가 증권업 전체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용도 측면에서 라임 사태가 은행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한신평은 증권사 신용도와 관련해 “단기적으로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책임, 과징금 및 투자 손실 등으로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은행보다 자기자본 규모가 크게 떨어지는 증권사로선 동일한 수준의 배상액이라도 은행보다 받아들이는 재무 충격이 크다”고 강조했다.

자산관리 시장 위축으로 중장기적인 타격도 예고된다. 평판 훼손에 따른 영업위축 우려, 업계 전반에 걸린 투자심리 위축이나 신뢰도 저하 등으로 증권업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다.

한신평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사는 초대형IB 지정이나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 인가 사업 등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출처=한국신용평가

반면 신용도 측면에서 라임 사태가 은행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우선 판매수수료 수익 중 수익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외환수입 수수료 14.2%보다도 작은 11%다. 라임 사태로 환매연기된 판매액 규모도 각 은행의 자본력을 감안할 때 크게 타격을 줄 수준은 아니라고 한신평은 분석했다.

라임 관련 은행별 개인 판매액 규모는 해당 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 대비 1% 이하 수준이다. 한신평은 “다만 이런 금융사고가 반복되면 브랜드 신뢰도 저하로 사업안정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의 발생 원인을 ▲도덕적 해이 ▲대체투자 증가 관련 리스크관리 및 경험축적 부족 ▲충분한 리스크 관리가 병행되지 않은 비이자이익 확대 목표 등이라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보다는 단기간 내 수익 달성을 위한 성과보상체계 하에서 불완전판매 등의 무리한 영업행태가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산업은 신뢰와 신용을 근간으로 성장하는 산업으로, 신뢰 저하는 산업발전을 장기적으로 저해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또 “대체투자 수요 및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금융회사는 리스크관리 인력, 시스템 등에서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신평은 "금융상품의 복잡성 심화로 인해 판매직원 뿐만 아니라 리스크관리 부서에서도 정확한 리스크를 파악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해외대체투자 등 비정형적 투자 건에 대해서는 리스크관리의 경험 축적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