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 출처=삼성전자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글로벌 D램 계약 가격이 올해 1분기부터 상승세로 출발해 공식적으로 하락세를 종지부 찍었다. 하지만 그 상승폭이 낮고,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요인까지 겹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의 실적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희망과 우려가 산재하는 셈이다.

19일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PC D램 및 서버 D램 가격은 PC OEM(주문자위탁생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가 적극적으로 재고를 쌓아나가면서 반등했다. 하지만 1분기 메모리 3사의 비트 출하량은 설 연휴 등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아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D램 수요 둔화로 촉발된 D램 재고 과잉은 3분기 연속 조정 끝에 지난해 4분기 비교적 정상 수준으로 복귀했다. 올해 초부터 메모리 업계 전체 D램 빗그로스(비트단위출하량증가)가 상당히 제한됨에 따라 바이어들은 사전에 조달을 늘려왔다. 지난해 3분기 비교적 D램 판매량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3사는 4분기에도 판매 비트를 늘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글로벌 D램 매출은 전분기 대비 1.5%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서버 D램 빗그로스(전분기 대비)는 주요 경쟁사보다 낮았다. 삼성전자는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2~3% 증가했지만, ASP(평균판매단가)가 하락했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매출이 전분기 대비 5% 감소한 670억 달러로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약 8% 증가해 비교적 ASP 하락을 상쇄했다. SK하이닉스는 매출이 전분기 대비 2.9% 증가한 45억4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마이크론은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약 10% 증가했으며, 매출은 34억4000만 달러로 2.1% 증가했다.

▲ 메모리 3사 주요 실적 및 점유율(단위=백만 US 달러). 출처=트렌드포스

수익성 측면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공급 업체가 4분기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는 ASP가 전분기 대비 7~8% 정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Ynm 공정 전환과 비용절감으로 3분기 영업이익률 33%에서 4분기 36%로 끌어올렸다. 또한 삼성전자는 1Xnm 공정의 품질 문제와 관련해 일부 감소를 가까스로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1Ynm 공정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 수익성 증가에 발목 잡았다. SK하이닉스는 기술 이전 초기 단계에서 수익률이 낮았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률이 3분기 24%에서 4분기 19%로 떨어져 메모리 3사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마이크론의 ASP 감소폭은 4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경험한 감소폭과 규모 면에서 비슷했다.

삼성전자는 더 많은 시설의 웨이퍼 용량을 CMOS 이미지센서(라인 11과 동일한 정책)에 할당해 라인 13에서 D램 생산을 축소할 예정이다. 그러나 평택 캠퍼스의 두 번째 팹은 하반기 라인 13 생산량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1Znm 기술로 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다만 전체 생산량에서 1Znm 생산 비중은 크게 확대되지 않을 전망이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올해 삼성전자의 D램 생산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중국 우시에 있는 새로운 공장들에 대해 보수적인 운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Ynm 기술 발전에 주력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자회사인 마이크론 메모리 타이완(구 렉스칩)을 통해 주로 1Xnm 공정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1Ynm 공정을 건너뛰고 1Znm 공정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또 다른 자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타이완(구 이노테라)은 전체 생산량 기준 1Xnm 공정으로 5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1Ynm 공정으로 점차 전환할 예정이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메모리 3사는 올해 1분기 D램 계약 가격이 상승하면서 메모리 3사의 수익성을 개선할 여지가 있다”라며 “하지만 그 가격 상승폭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돼 메모리 3사의 영업 마진 개선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